"박서준 좋아해서 왔어요"…3년 만에 첫 日수학여행단 방한(종합)

한껏 들뜬 표정으로 입국…4박 5일간 전주·서울 여행
"잠재적 日 방한 관광객, 올해 900명 더 찾는다"

일본 구마모토현 루테루 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39명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문화체육관광부 환영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방한한 학생들은 4박 5일 일정으로 자매학교인 전주 신흥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만나 수업을 참관하고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한 서울타워, 남대문, 명동, 경복궁, 롯데월드 등 관광지를 여행할 예정이다. 2023.03.21 ⓒ News1 박정호 기자

(인천공항=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을 좋아해서 한국으로 오게 됐어요."

코로나19로 한동안 중지됐던 일본 고등학교의 한국 수학여행이 3년여 만에 재개됐다.

21일 오후 3시께 일본 구마모토현 루테루 학원 고등학생 37명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꺄르르" 웃음 소리를 내며 한국식 손가락 하트를 해댔다. 낯가리는 기색 없이 한껏 신난 모습이었다.

히라오카 나쓰메(17)는 "수학여행으로 미국이랑 한국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박서준을 좋아했기 때문에 고민 없이 한국을 골랐다"며 "그동안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는데 비행기 안에서 한국인 승무원과 말이 통해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수학여행단은 이날부터 2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전주와 서울 일대를 여행한다.

이들은 먼저 전주를 찾아 신흥고등학교의 학생들과 수업을 참관하고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어본 후 진안 마이산을 찾을 예정이다. 서울에선 명동과 롯데월드, 서울N타워를 방문한다.

21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한국으로 수학여행 온 일본 구마모토현 루테루학원 고등학교 학생들이 문화체육관광부 2030청년자문단 '드리머스'의 환영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이번 수학여행단의 한국 방문은 의미가 크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장의 정상화와 함께 한일 관광 교류가 본격화 됐다는 점 때문이다.

일본 청소년의 한국 수학여행은 1972년 최초 실시된 이후로 계속 이어져 왔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2020년 이후 전면 중단됐다.

더욱이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양국 청소년들이 우정을 쌓으며 한일 미래세대 교류의 새 출발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본 수학여행단을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다. 문체부 2030청년자문단(드리머스)가 환영 선물과 함께 인사를 전했다.

환영 행사에 루테루 학원 교사는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랑 한국이나 해외여행을 하는 게 힘들었는데 (한일 양국이)다시 교류하게 되어 행복하고 기쁘다"고 답했다.

문체부와 공사는 향후 일본 수학여행단을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미래세대가 한일 양국의 미래'라는 메시지 아래 일본 여행업계와 함께 일본 학교에서 관심 높은 주제로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상반기 일본 주요 지역에서 홍보한다.

이에 일본에서 올해 약 10곳(900명 규모) 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한국을 찾는다. 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2017년 기준)엔 한 해 1300여 명의 일본 수학여행단이 방한했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일본 팀장은 "(양적 질적으로 바로 성과가 보이는 시장은 아니지만) 수학여행 수요를 다른 관광객보다 더욱 우대하는 경우가 있다"며 "어릴 때 좋았던 경험이 오래가는 것처럼 한국을 경험하고 좋으면 어른이 되어 다시 한국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