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베트남 도착하니 유령 호텔? 트립비토즈, 무책임 대응 논란
2년 넘게 미운영한 호텔 판매로 여행객 항의
트립비토즈 "모니터링 놓쳤다…미흡한 고객응대 인정"
- 윤슬빈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국내 유망 관광 벤처이자 호텔 예약 사이트인 '트립비토즈'가 폐업한 베트남 호텔을 판매해 논란에 휩싸였다. 새벽에 고객이 노숙할 뻔했음에도 중개 업체로써 문제 의식이 부족한 듯한 대응에 피해자의 원성을 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 온라인 사이트에 "폐업한 베트남 나트랑 호텔 예약을 받은 예약 사이트가 보상을 할 수 없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작성자는 트립비토즈를 통해 9월24일부터 26일 일정으로 베트남 나트랑의 한 호텔을 예약했는데 현지에 도착해 보니 약 2년간 운영하지 않은 '유령 호텔'이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가 호텔 앞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 오전 2시(한국 시간 5시)다. 트립비토즈의 운영 시간이 아니어서 문의가 불가능해 길거리에서 노숙을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현지 택시 기사 도움으로 몇 군데 숙소를 둘러본 후에서야 예약 호텔 대비 2배 넘는 비용을 지불해서야 숙박을 할 수 있었다. 이후 아침에 트립비토즈에 메일을 통해 '환불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는 운영이 중단된 시설을 중개 판매한 트립비토즈가 문제 의식을 인지하지 못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작성자는 "호텔비를 두배나 부담한 것에 대한 일부 보상을 해줘야하지 않나"라며 "담당자로부터 죄송하다는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객에게 귀책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비용과 어려움이 발생했는데 중개판매자인 트립비토즈가 단순 환불만을 공지한 건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무엇보다 트립비토즈가 피해를 본 고객에게 적반하장식 대처를 한 점이 분노를 키웠다.
해당 여행객은 트립비토즈가 현지의 숙박권 공급업체가 해당 호텔의 영업 여부를 알려주지 않으면 회사에서 어떻게 아느냐는 식으로 답했다고 꼬집었다. 중개 판매 기업이 현지 시설의 영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소비자에게 "우리가 알 방법이 없다"고 답변한 건 책임 회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해당 고객은 "환불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며 "만일 타숙소 예약을 못 해서 길거리에서 노숙하다가 큰 변이라도 당하면 그때도 '우린 보상방침이 없어서 고객이 사망해도 보상 못해줘'라고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일갈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된 트립비토즈의 약관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립비토즈는 공급자(호텔이나 숙소) 사정으로 고객이 이용하지 못할 경우 책임지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을 명시한 상태다. 즉 호텔이 폐업 상태로 고객이 투숙하지 못할 경우에도 이에 따른 보상이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트립비토즈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직계약이 아닌 공급망으로 받는 호텔들이 있는데 해당 호텔도 그중 하나였다"며 "금액도 적고, 해외 호텔이어서 일일이 체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이 지불한 숙박료와 교통비 등은 보상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은 인정하며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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