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성공했는데 매출 0원"…정부 지원 소부장 59% 사업화 과제

특정국 수입 의존도 90% 이상 품목 437개…2018년 대비 62개 증가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소부장 뿌리 기술대전'에 협동로봇이 전시돼 있다. 2024.10.30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정부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에 성공한 소재·부품 분야 과제 10건 중 6건은 매출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생산과 판매로 연결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상용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종료된 기술개발·실증 성공과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재부품기술개발 과제 772건 중 455건(58.9%)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매출 실적이 있는 과제는 317건(41.1%)이었다.

매출 실적이 없는 455개 과제에 투입된 정부출연금은 총 1조 1468억 원에 달했다.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은 핵심 소재와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국산화를 목표로 상당한 예산을 투입한 과제에서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불소고무 핵심 소재 공정 기술 개발 및 부품 실증화를 통한 국산화'에는 정부출연금 119억 3000만 원이 지원됐지만 매출 실적이 없었고, 87억 300만 원이 투입된 '반도체 공정용 드라이 펌프 계열 진공펌프 및 상용화 기술개발' 역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기술개발 최종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과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수 평가를 받은 17건 중 2건은 매출 실적이 없었으며, 이 가운데 '수소 충전소용 type 1 대형 수소 저장 용기 개발'에는 정부출연금 30억 5600만 원이 투입됐다.

다만 매출 미발생이 곧 기술개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통상부는 기술개발 성공 판정 이후에도 시제품 시험과 수요기업의 구매 계약, 양산라인 구축, 국내외 인증·표준화 등을 거쳐야 해 사업화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경영 악화로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는 과제 종료 후 5년차까지 매년 사업화 매출액과 특허, 고용 등의 성과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의 특정 국가 수입 의존도 역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수입액 100만 달러 이상인 소부장 품목 가운데 특정 국가에 수입의 90% 이상을 의존하는 품목은 2018년 375개에서 지난해 437개로 62개 늘었다.

장철민 의원은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실제 생산과 구매로 이어져 우리 산업에 자리 잡는 것"이라며 "정부가 성공과제의 매출과 활용 실적을 조사하는 데서 나아가 기업들이 상용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살피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키운 기술이 우리 산업을 지키는 힘이 돼야 한다"며 "개발한 기술이 인증과 실증, 수요기업의 구매를 거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