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메모리 슈퍼사이클' 재확인…삼전닉스 '훈풍' 계속
AI발 수요에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범용 D램 가격도 상승
단기엔 실적 개선 기대…중장기 HBM 주도권 경쟁 변수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D램까지 공급이 빠듯해지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메모리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도 계속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542억 3000만 달러(약 73조 6443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3.42달러,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87%를 기록했다.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도 615억 달러로 제시했다.
마이크론 실적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HBM 수요만 강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27~2028 회계연도에도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HBM 생산 비중 확대와 공장 증설 지연 등이 공급 증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HBM은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다. AI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HBM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7년 HBM 물량 대부분이 이미 판매된 상태라고 설명했고, 가격도 올해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나온 HBM 디스펙(특정 기능 하향) 우려에 대해서는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지 않았다. 일부 고객이 더 많은 AI 시스템을 출하하기 위해 한 시스템에 들어가는 메모리 구성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HBM 수요 자체는 2028년까지 일반 D램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범용 메모리에서도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고정거래 가격을 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평균 가격은 올해 3월 13달러에서 9월 26달러로 두 배 올랐다. 낸드 128Gb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17.73달러에서 30.61달러로 상승했다. AI 수요 증가와 함께 메모리 생산업체들이 HBM 등 고부가 제품에 생산 능력을 배분하면서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하게 유지되는 것은 삼성전자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서버·PC·모바일용 D램 등 일반 메모리 제품도 폭넓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D램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HBM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에서도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앞으로는 HBM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마이크론도 HBM4에 이어 차세대 HBM과 고객 맞춤형 HBM 개발에 나서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결국 AI 투자가 HBM에만 머물지 않고 메모리 시장 전체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단기적으로는 범용 D램 가격 강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HBM4E와 맞춤형 HBM 등 차세대 제품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크론은 향후 공급 물량 상당 부분을 이미 고객사와 약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결국 메모리 호황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기 사이클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시장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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