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수출통제 기업→국가 단위 확대 가능성…EAR 대비해야
한미 반도체 수출통제 이슈·기업 대응전략 세미나 열려
美, 中과 반도체 패권 경쟁 승리 위해 EAR·FDPR 확대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이 중국과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개별 기업을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단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과의 동맹 수준에 따라 수출 제재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EAR)에 따라 미국이 반도체 수출 자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AR은 미국의 기술·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직접 생산하거나 미국 기술·소프트웨어가 적용된 공장 또는 공장의 주요 요소에서 생산된 경우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거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지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 실장은 17일 오전 법무법인 태평양이 주최한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분야 수출통제 이슈와 기업의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기존에는 통제 요건들이 개별 단위 기업에 적용돼 개별 기업을 통제했는데 이제는 국가 단위로 흐름이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는 국가 간 동맹 현황에 따라 수출 제재의 영향을 굉장히 세게 받을 수도 있고 적게 받을 수도 있는데, 개별 기업이 아니라 국가 단위라는 점에 굉장히 큰 시사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반도체를 제조하고 연구개발(R&D)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국가 간 역할과 포지션이 협업하는 구조를 심도 있게 살펴보지 않으면 앞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선도하는 데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는 전쟁에 따른 여파나 제재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제재 수단으로서 반도체 칩 하나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반도체 칩 자체가 국가 간 경쟁과 국가 간 동맹에서 여러 협업 요소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각국은 반도체 공급망 패권 확보 전략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급 부족의 심각성, 안정적인 수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트 사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급망 자국화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돼 이때부터 공급망 자국화가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황효성 태평양 수출입규제대응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의 수출통제 규제 동향과 관련해 '미국의 수출관리 규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EAR)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AR은 미국이 특정 기술·제품·소프트웨어 등을 해외로 내보낼 때 적용하는 통제 규칙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관할하며, 특정 국가·기업에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거나 수출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황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 관련 EAR 적용 대상 4가지 품목 가운데 '외국 직접 생산품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s·FDPR)을 강조했다.
FDPR은 미국의 기술·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직접 생산하거나 미국 기술·소프트웨어가 적용된 공장 또는 공장의 주요 요소에서 생산된 경우 EAR이 적용되는 규정이다. 예컨대 한국에서 미국산 장비를 이용해 생산한 반도체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FDPR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황 센터장은 향후 미국의 수출통제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수출통제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의사나 의지만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의 핵심은 앞으로 반도체 패권을 누가 가져갈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패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다른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오고 있다"며 "FDPR을 더욱 활용해 동맹국·파트너 국가가 미국의 수출통제를 최대한 잘 따르도록 할 것이고, 미국의 수출통제법을 이들 국가에 반영하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반도체 행위자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인 EAR을 통과하도록 하고 있다"며 "반도체 제조·설계·장비 및 그 외 여러 기업이 EAR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반도체 분야 수출에서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안게 되는 상황인 만큼, 그 부분을 확인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태평양 수출입규제대응센터와 미국 글로벌 로펌 리드 스미스(Reed Smith LLP)가 공동 주최했다. 센터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강화되는 규제로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도전에 직면한 기업의 수출입 활동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2025년 설립됐다.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환영사에서 "기술 패권, 경제 안보, 공급망 재편이 한꺼번에 맞물려 돌아가 기업 전략이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됐다"며 "고차방정식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수많은 변수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사업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unm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