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키워보니 진료가 달라졌다"…베테랑 수의사들의 조언
KSFM 캣캠프서 고양이 친화 진료 노하우 공유
-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고양이를 직접 키워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보호자에게 양치질을 잘 시키라고 말하는 것과 직접 해보는 건 다르더라고요."
고양이 진료 경험이 풍부한 수의사들이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고 보호자와 공감하는 것이 진료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나운 고양이는 무리하게 붙잡기보다 빠르고 능숙하게 진료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진정·마취를 활용해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는 13일 세종대 대양AI센터에서 고양이 진료가 낯선 수의사와 예비 수의사를 대상으로 '2026 KSFM 캣캠프'를 진행했다.
캣캠프는 고양이의 첫 진료부터 구토, 수액 처치, 응급, 행동학, 영양 등 실제 진료실에서 자주 접하는 주제를 하루 동안 다루는 원데이 클래스다.
이날 오후에는 '고양이 전문진료에 대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열렸다.
김명철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부회장(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패널로 △김지헌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회장(24시 잠실온동물의료센터 원장) △박지희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편집위원장(조이동물의료센터 원장) △손지희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운영위원장(VIP고양이의료센터 청담점 원장) △박찬우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24시 글로리동물병원 원장)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고양이 진료에 필요한 중요한 자질로 고양이의 습성과 보호자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공감'을 꼽았다.
손지희 원장은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진료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고양이를 키우고 있을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애착과 이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헌 원장도 직접 고양이를 키우면서 보호자의 입장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김 원장은 "예전에는 보호자들에게 고양이 양치질을 잘 시키라고 했지만 직접 키워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며 "보호자와 공감하는 능력이 수의사에게 중요한 만큼 고양이를 직접 키워보는 경험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진료실에서 공격성을 보이는 고양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놓고도 경험이 공유됐다. 공통된 원칙은 고양이를 억지로 붙잡고 오랜 시간 처치하기보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지희 원장은 '스피드와 능숙함'을 강조했다. 그는 "진료 시간을 줄이는 것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중요하다"며 "숙련된 테크니션과 필요한 검사와 처치를 빠르게 끝내는 것 역시 고양이 친화적인 진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요한 경우 진정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지희 원장은 "공격성이 매우 강한 고양이라면 진정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고양이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하는 방법"이라며 "가능하면 보호자와 함께 진료하고, 진정이 필요하다면 이유와 과정을 충분히 설명한다"고 했다.
박찬우 원장도 "진정이나 마취에 부담을 느끼는 보호자도 있지만 오히려 고양이가 편안하게 검사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무리하게 보정하기보다 보호자와 소통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헌 원장은 "진료 경험이 쌓이면 진정이나 마취 없이 가능한 경우도 많아진다"면서도 "필요한 상황에서 진정·마취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내원 전부터 고양이의 긴장을 낮추는 방법도 소개됐다. 손지희 원장은 "약물을 활용해 내원 전부터 긴장을 낮추기도 한다"며 "적절히 활용하면 진료 시간이 짧아지고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널들은 보호자뿐 아니라 동료 수의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헌 원장은 "내가 이 고양이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고 진료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진료하다 막혔을 때 동료 수의사들과 논의하면서 생명을 살릴 기회를 얻은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결국 더 많은 고양이의 생명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찬우 원장도 "처음에는 이런 자리가 어색할 수 있지만 한번 관계를 맺어두면 실제 진료할 때 큰 도움이 된다"며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박지희 원장은 보호자에게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보호자가 왜 지금 환자를 데리고 왔는지, 무엇을 가장 걱정하는지를 물어봐야 한다"며 "질병과 검사 결과에만 집중하지 말고 보호자의 상태와 의도를 파악하면 더 나은 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진료 효율을 높이는 경험도 공유됐다. 손지희 원장은 "보호자 상담 내용을 정리하는 AI 노트를 활용하면서 진료기록을 작성하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KSFM은 캣캠프 참가자들이 교육 이후에도 고양이 진료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이사진과 1년간 함께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 '캣 서클'을 운영한다.
남예림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컨퍼런스위원장은 "내년 컨퍼런스(콘퍼런스)는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영상 특집과 수의사들이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자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면서 "듣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주시길 바라며 내년 컨퍼런스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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