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메가팩 증설 수혜…LG엔솔·삼성SDI, 북미 ESS서 성장 가속

브룩셔 50GWh 가동…연 23GWh 물량 LG엔솔·삼성SDI 공급 전망
LG엔솔 6조·삼성SDI 조단위 수주…북미 생산능력도 빠르게 확대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주 46시리즈 원통형 및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뉴스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테슬라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증설에 나서면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의 북미 ESS 사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미국 텍사스 브룩셔 메가팩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4분기부터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신규 공급도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ESS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브룩셔 메가팩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50GWh로 기존 캘리포니아 라스롭 공장 40GWh를 합하면 미국 내 ESS 시스템 생산능력은 90GWh 규모로 확대된다.

다올투자증권은 브룩셔 공장향으로 추정되는 연 23GWh 규모의 ESS용 배터리 물량이 올해 4분기부터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되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했다. 테슬라의 ESS 출하량도 지난해 47GWh에서 올해 80GWh, 2027년 100GWh, 2028년 120GWh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發 수요 현실화…K-배터리 대형 수주 잇따라

국내 업체들은 이미 북미 ESS 시장에서 대형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약 6조 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ESS 누적 수주잔고는 약 140GWh로, 올해는 지난해 신규 수주 90GWh를 넘어서는 물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도 지난 1월 미국 고객사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 메가팩용 배터리 물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2조 원을 웃도는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3월에도 미국 에너지 기업과 1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따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도 북미 ESS 수요를 끌어 올리는 요인이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에서 ESS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테슬라 역시 기존 전력망용 ESS를 넘어 AI 컴퓨팅 인프라와 하이퍼스케일러 등으로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EV 라인 ESS로 전환…북미 생산능력도 확대

국내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북미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늘리고 이 중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재 북미 ESS 생산 거점은 미시간 홀랜드·랜싱 등 총 5곳으로 확대됐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북미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SDI의 북미 ESS 생산능력이 지난해 7GWh에서 올해 20GWh, 2027년 32GWh로 늘어난 뒤 추가 증설을 통해 2028년 72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여유가 생긴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 거점을 5곳으로 늘렸고 삼성SDI도 인디애나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ESS 시장의 성장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20.4% 성장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등으로 국내 업체들의 경쟁 부담은 커진 상태다.

반면 북미 ESS는 테슬라 메가팩 증설과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K-배터리 업체들에 북미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