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조업 버팀목 '조선·철강' 덮친 파업…납기·투자 차질 우려↑

파업, 현대重 4년 연속 포스코, 창사 이후 처음
납기 신뢰도 '흔들'…미래 투자 먹구름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조선소에서 파업 집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9 ⓒ 뉴스1 조민주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국내 주력 제조업 현장에 파업의 불길이 번지고 있다. 조선 맏형인 HD현대중공업(329180)이 4년 연속 파업에 들어갔고 창사 58년간 무분규를 지켜온 포스코마저 파업에 휩싸였다.

경제계에서는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대규모 미래 투자가 진행되는 시점에 노사 갈등이 격화하면서 성장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납기 준수와 투자 부담이 동시에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노사 협상 '평행선'…노조, 파업 강도 높인다 예고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HD현대중공업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까지 산하 조직별 순환 파업을 진행한다. 오는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교섭은 평행선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일 기본급 10만 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200%+1000만 원 지급, 정년퇴직자 위로 휴가 14일 부여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주일만인 지난 8일 회사 측은 2차 제시안을 내놨다. 1차안 골격을 유지하면서 호봉승급분을 3만 5000원에서 4만 7000원으로 1만 2000원 올리고, 공조 회비를 회사가 100% 부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노조는 이 역시 거부했다. 1·2차 제시안이 모두 퇴짜를 맞으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포스코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포스코 노조는 지난 9일 오전 7시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11일 오전 7시까지 48시간 진행된다. 포스코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선 것은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광양제철소 냉연부 산세공장, 포항제철소 전기강판부 2전기강판공장의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수십 명 수준이어서 생산에 직접적인 차질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1차 파업 이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파업 규모와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기본급 2% 인상,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의 부분 파업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으며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 근로에 따라 생산 체제가 지속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노조가 48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포항본사 앞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포스코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2026.9.9 ⓒ 뉴스1 최창호 기자
수주·투자로 확보한 성장 동력 상실 가능성

문제는 시점이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87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수준 줄었다. 연결 영업이익도 751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가량 감소했다.

이번 파업으로 특정 후공정의 가동률이 떨어지면 공정 간 생산 균형이 깨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제품 생산과 출하에 영향을 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특히 미국에서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착수하는 등 미래 투자를 늘리는 것 역시 여의찮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7월 상선 부문에서 126억 87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14억 7000만 달러) 대비 110.6%를 달성했다.

7월 말 기준 상선 수주 잔량은 426억 7300만 달러에 달한다. 6월 말 기준 HD현대중공업의 조선 부문 평균 가동률은 100.7%다. 가동률이 100%를 웃돈다는 건 정규 조업 시간만으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휴일 근무나 야간 조업 등 추가 근무를 통해 납기를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건조·인도 일정과 납기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납기를 못 맞출 경우 선주사에 배상금도 물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납기와 고객 신뢰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조선업이 대외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섭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