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상위 톱10 생산 비중 5.7%로 감소…브랜드 늘고 수출국 다변화
상위 10개 제품 생산액 1.6조→1.2조…전체 생산액은 2.3% 증가
"해외 시장·채널 다변화로 국가별 SKU 확대…히트상품 의존 낮아져"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국내 화장품 생산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생산액 상위 10개 제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업체의 생산 비중과 주요 국가에 대한 수출 집중도도 함께 낮아지면서 K-뷰티 성장의 외연이 소수 기업과 제품, 특정 시장에서 보다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군으로 넓어지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5년 화장품 생산 및 수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생산액 상위 10개 제품의 생산금액 합계는 1조 254억 원으로 전년 1조 6000억 원보다 5746억 원(35.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화장품 생산액은 17조 5426억 원에서 17조 9382억 원으로 2.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화장품 생산액에서 상위 10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9.1%에서 지난해 5.7%로 3.4%포인트 낮아졌다. 산업 전체의 생산 규모가 커지는 동안 최상위 제품에 집중된 생산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최근 수년간 흐름을 놓고 봐도 상위 제품 집중도는 낮아지고 있다. 상위 10개 제품 생산액이 전체 생산에서 차지한 비중은 2022년 9.7%에서 2023년 6.3%로 낮아졌다가 2024년 9.1%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다시 5.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상위 제품 생산액 감소에는 기존 최상위 제품들의 생산 감소 영향도 컸다. 2024년 생산액 1위였던 LG생활건강의 '더히스토리오브후 천기단화현에멀젼' 생산액은 3688억 원에서 지난해 2604억 원으로 29.4% 감소했다. '천기단화현밸런싱토너'도 같은 기간 3116억 원에서 2150억 원으로 줄었다.
식약처의 생산실적은 국내에서 생산된 화장품의 생산금액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 소비자 판매액이나 개별 제품의 시장점유율과는 차이가 있다.
개별 제품에서 업체 전체로 확대해도 상위권 집중도는 낮아졌다.
책임판매업체별 생산실적을 계산한 결과 상위 10개 업체의 생산액 합계는 2024년 9조 5268억 원에서 지난해 8조 7068억 원으로 8.6% 감소했다. 전체 생산액에서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4.3%에서 48.5%로 낮아져 절반 아래로 내려왔다.
상위 업체 집중도는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식약처가 집계한 상위 10개 업체 생산액 비중은 2021년 69.3%에서 2022년 59.5%, 2023년 55.5%로 낮아졌다. 2024년 54.3%, 지난해에는 48.5%로 4년 동안 20.8%포인트 축소됐다.
생산 상위권의 기업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에이피알의 책임판매업체 기준 생산실적은 2024년 1026억 원에서 지난해 2850억 원으로 177.8% 증가하면서 순위가 21위에서 4위로 뛰었다. 구다이글로벌도 1092억 원에서 1841억 원으로 늘며 18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개별 제품 상위권에도 신흥 K-뷰티 브랜드가 진입했다. 지난해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스킨1004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세럼'은 491억 원의 생산실적으로 상위 10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산업에 참여하는 업체와 생산 품목 자체도 늘었다. 지난해 생산실적을 보고한 책임판매업체는 1만 5342개로 전년 1만 3976개보다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산 품목은 13만 8236개에서 14만 5360개로 5.2% 늘었다. 업체와 품목 수 증가율이 전체 생산액 증가율 2.3%를 웃돈 것이다.
수출시장 역시 저변이 넓어졌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대상국은 2024년 172개국에서 지난해 202개국으로 30개국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수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76.5%에서 지난해 70.7%로 낮아졌다. 상위 20개국 비중 역시 88.0%에서 84.5%로 축소됐다.
최대 수출시장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전체 화장품 수출 비중이 24.5%에서 17.7%로 낮아진 가운데 미국이 19.1%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폴란드도 상위 10개 수출시장에 진입했다.
해외 시장과 유통채널이 넓어지면서 실제 K-뷰티 업체들의 제품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가마다 선호하는 제형과 기능, 가격대가 다른 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유통채널에 따라서도 소비자가 접하는 제품과 구매 방식이 달라 시장별로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도 생산 상위 제품의 비중이 낮아진 원인을 해외 시장 다변화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수출시장과 유통채널 확대뿐 아니라 소비자 취향의 세분화와 제품 선택 기준의 다양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생산 상위 제품과 업체, 주요 수출국의 비중이 동시에 낮아지는 가운데 생산 업체와 품목, 수출 대상국은 늘고 있다. 과거 일부 대형 브랜드와 '메가 히트'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K-뷰티 산업의 성장 기반이 보다 다양한 기업과 제품, 시장으로 넓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변화로 풀이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특정 국가나 유통채널에 집중하기보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으로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각 시장의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나의 대표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기보다 다양한 제품을 통해 여러 시장과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화장품 카테고리라도 국가별로 선호하는 제형이나 기능, 가격대 등이 다르고 유통채널에 따라서도 제품군과 구매 방식에 차이가 있다"며 "해외 유통사와 거래가 확대되면서 시장과 고객층에 맞는 다양한 재고관리단위(SKU)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도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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