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개발·미디어 그룹 탈바꿈·호텔까지…레미콘 '빅3'는 변신 중

삼표, DMC·성수서 복합단지 개발…아주, 호텔·리테일 운영
유진, 2조 투자해 종합 미디어 플랫폼 탈바꿈…"신사업 돌파구"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동자들이 운반비 인상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집단 휴업에 돌입한 8일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들이 주차돼 있다.2026.6.8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레미콘 업계가 디벨로퍼, 호텔 운영, 미디어 등 새 업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둔화로 신사업 확대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삼표그룹, 아주그룹, 유진그룹 등 레미콘 '빅3'는 보유한 부지를 기반으로 부동산 개발과 미디어, 리테일 사업과 같은 새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임대주택부터 호텔·백화점·자동차 리테일까지…사업다각화 나선 삼표·유진

3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 79층 규모의 업무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성수 프로젝트'에 전사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성수 프로젝트는 업무·주거·상업 등 다양한 기능을 결합한 초고층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최고 79층, 높이 360m의 주거동과 53층 높이 업무복합동, 5성급 호텔, 백화점 등이 들어선다. 2027년 착공, 2032년 준공 목표다.

총사업비는 약 4조 7864억 원으로 5조 원에 육박한다. 공사비 약 2조 1913억 원, 금융비용 7228억 원, 토지비 7213억 원, 공공기여금 약 6000억 원 등이다. 삼표그룹 자산총액(5조 3000억 원대)에 육박한다.

삼표그룹은 개발 이후 사업 운영에도 참여한다. 상품기획, 설계, 구매, 기술 분야 인력 보강에도 나섰다. 삼표는 향후 조직 규모를 더 키워 개발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전문 디벨로퍼 체계를 만들 방침이다.

시멘트와 레미콘 등 기초 소재 산업에서 디벨로퍼로 업종 변환을 추진하는 셈이다.

이보다 앞서 추진 중인 1호 개발 프로젝트인 'DMC 수색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증산동 일대에 삼표그룹 신사옥을 비롯해 300가구의 민간 장기 임대주택, 업무·상업·문화시설을 갖춘 지하 5층~지상 36층·3개 동 규모의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아주그룹 역시 건설자재 사업을 넘어 호텔, 자동차 유통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아주컨티뉴엄, 라이즈호텔, 아주IB투자, 아주네트웍스, 아주오토리움, 아주큐엠에스 등을 포함한 사업 영역을 호텔, 벤처캐피탈, 자동차 유통, IT 등 20여 개 계열사로 확장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옛 서교호텔을 리브랜딩한 4겅급 호텔 '라이즈 오토그래프컬렉션'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는 AC호텔 밸뷰, 앰버시 줄우 호텔, 하얏트 헤럴드스퀘어, 하얏트 플레이스 뉴욕, 에이스 호텔 다운타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주그룹 내 아주네트웍스∙아주오토리움은 각각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자동차의 공식 리테일을 맡고 있다. 아주모터스는 차량정비 및 수리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렌터카 사업을 영위한다.

이 밖에 아주그룹은 수년째 신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판 펜스케 미디어 코퍼레이션 꿈꾼다…유진, 종합 미디어 플랫폼 구축

유진그룹은 2024년 인수한 YTN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과 유통, 데이터·커머스·이벤트를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한다.

빌보드와 버라이어티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라이브 이벤트·라이선싱까지 영역을 넓힌 미국 펜스케 미디어 코퍼레이션(PMC)을 성장 모델로 삼았다.

글로벌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K-라이프스타일 전문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수는 물론 지분 투자와 조인트벤처(JV) 설립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콘텐츠 사업도 강화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주목받은 YTN 서울타워를 K-컬처 랜드마크로 리뉴얼한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제작한 스튜디오 유지니아를 K-콘텐츠 창작 허브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유진그룹은 향후 10년간 2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 2030년까지 방송,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등으로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레미콘 업계가 새 수익처 모색에 나선 것은 건설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 착공 감소에 따른 건설 경기 불황으로 레미콘·시멘트 등 건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3810만톤(t)으로 전년 대비 12.8% 쪼그라들었다. 1991년 이후 34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수 위주인 건설자재 업계가 본업으로 수익성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원가 절감 등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신사업을 발굴·육성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