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반도체 황산 생산 능력 32만t으로 확대…공급망 강화 '속도'

국내 반도체 황산 수요 60% 담당…AI·첨단반도체 투자 확대 선제 대응
생산 능력 최대 50만t까지 단계적 확대…미국에서도 생산라인 구축 검토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제공=고려아연)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필수 소재 중 하나인 반도체용 초고순도 황산(반도체 황산) 생산 능력을 확대, 공급망 강화에 나선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 내 반도체 황산 20·21호 생산 라인 증설을 최근 완료,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두 라인에서 연간 약 4만톤(t)의 추가 생산 능력을 확보함에 따라, 고려아연의 반도체 황산 생산 능력은 기존 연간 28만t에서 32만t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번 증설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신규 생산 시설 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고려아연은 고객사의 설비 투자 일정에 맞춰 반도체 황산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기존 17개 생산 라인에서 연간 24만t의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다 2024년 18·19호 라인을 추가해 연간 생산량을 28만t으로 늘린 바 있다.

반도체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과정 중 웨이퍼 표면의 유기물과 미세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의 핵심 소재다.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될수록 불순물 허용 수준이 극도로 낮아지는 만큼 황산의 순도와 품질의 일관성이 반도체 수율 및 신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에 생산 라인만 갖추면 바로 공급할 수 있는 범용 제품과 달리 공급사가 고객사의 품질 승인과 공정 검증을 거쳐야 하며, 안정적 공급 실적도 확보돼 있어야 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현재 국내 반도체 황산 수요의 약 6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공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생산량의 약 95%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으며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의 반도체 제조사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을 여러 단계에 걸쳐 회수·정제해 순도 99.9999% 이상인 '식스 나인(6N)'급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고 있다. 외부에서 유황을 조달해 황산을 만드는 일반적인 생산 방식과 달리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을 원료로 활용해 글로벌 유황 가격과 공급망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 제련 과정의 부산물을 반도체 황산으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경쟁력도 높다고 평가받는다.

고려아연은 고객사의 중장기 투자계획과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해 생산 능력을 지속 확대, 반도체 황산만큼은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고려아연은 향후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증설 일정에 맞춰 반도체 황산 생산 능력을 최대 50만t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29년 시운전, 2030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에도 연간 약 10만t 규모의 반도체 황산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바탕으로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함께 약 11조 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추진하는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이다. 동과 은, 안티모니, 게르마늄 등 미국 정부가 지정 관리하는 핵심광물 11종과 반도체 황산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바탕으로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연결하는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반도체 황산은 반도체의 수율과 신뢰성에 직결되는 핵심 소재로, 생산 설비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한 초고순도 정제기술과 품질관리 역량, 안정적인 공급 실적이 중요하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국내 주요 고객사의 신규 생산 시설 가동과 생산 확대에 적기 대응하고 국내 반도체 소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