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학대자 자가진료 막으려면 진료부 안전장치 필요"

대한수의사회, 진료부 공개에 자가진료 우려
씨알케이·나비야사랑해·팅커벨 등 집회 동참

대한수의사회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수의사법 개정안 반대 투쟁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2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 동물보호단체들이 최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동물 소유자 등의 진료기록 열람·사본 발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씨알케이(CKR), 나비야사랑해, 팅커벨프로젝트 등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동물의료 말살 정책 저지 투쟁 선포식'을 찾아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진료기록부 공개 의무화 전 약사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일명 강아지·고양이 공장과 애니멀 호더로부터 동물을 구조해 온 이들은 "진료부 내역을 보고 자가진료를 하는 동물학대자를 막기 위해서는 아무나 약국에서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리 씨알케이 대표는 "현장에서 직접 동물을 구조하면서 잘못된 치료와 임의 투약이 동물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대표는 "이 문제를 단순히 수의사들이 진료기록 공개를 반대한다는 시선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무분별한 의약품 구매와 임의 투약,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치료 지연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호자가 자신의 동물이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 알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하지만 보호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 보호자가 수의사의 진료 없이 스스로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제도가 진료기록 공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오남용과 임의 투약 등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다시 한번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수의사와 보호자를 대립시키는 제도가 아니라 수의사와 보호자, 동물이 함께 존중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는 "진료기록 공개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호자의 알 권리와 의료 투명성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그러나 그 권리가 동물의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자가진료와 약물 오남용을 막을 장치, 진료기록의 공개 범위와 사용 목적, 제3자 유통에 대한 기준, 구조동물의 소유·보호 관계에 대한 기준을 먼저 명확히 한 뒤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수의사회와 2016년부터 강아지 공장 철폐, 개식용종식특별법 특별법 제정, 자가진료철폐를 목적으로 연대해 그 목표를 실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진료부 공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반려인 가족과 수의사, 동물보호단체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보기 위해 나왔다"며 "정부와 국회가 사회 갈등을 줄이고 동물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한수의사회는 집회에서 '동물용의약품 오남용 방지 대책 없는 진료기록 공개 반대'를 외쳤다. 삭발식, 수의사 면허증을 반납하는 퍼포먼스 등도 펼치며 농림축산식품부, 국회에 강력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한수의사회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수의사법 개정안 반대 투쟁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2 ⓒ 뉴스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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