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스페인 K9 수출로 'EU 장벽 뚫었다'…"서유럽 첫 깃발"(종합)
7.2조 자주포 사업 물꼬…인드라와 현지 생산 맞손
루마니아 고배 '맞춤형 현지화'로 극복…"시장 확대"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K-방산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 스페인 수출에 성공했다. 최근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처음으로 서유럽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확대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와 K9 자주포 등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경영상의 비밀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66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스페인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은 총 45억 5400만 유로(약 7조 2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스페인 육군은 해당 사업을 통해 궤도형 자주포 128문, 차륜형 자주포 86문, 탄약 보급차량 214대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인드라는 자주포 현대화를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화가 K9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면 인드라가 스페인 히혼 공장에서 차체와 제어·통신 시스템을 제작해 스페인 육군에 납품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 지난 7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 공급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계약 상대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스페인 수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이번 스페인 수출로 인해 K9 자주포의 글로벌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이나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중심이었던 K9 영토가 서유럽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통적 방산 강국이 밀집한 서유럽 국가의 선택으로 무기 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현지 산업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맞춤형 사업 모델' 사례를 만든 점 역시 성과란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들이 유럽연합(EU)의 안보 블록과 '바이 유러피언' 장벽에 고전해 왔는데 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지난 5월 루마니아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호주 사업에서 역량을 입증했던 AS21 레드백을 내세웠으나 독일 라인메탈의 KF41 링스에 밀렸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라인메탈에 비해 높은 현지화율을 제시했음에도 수주에 실패하면서 '안보 블록'에 대한 불안이 더욱 확대된 바 있다. 특히 "부품 65% 이상을 회원국에서 생산한 제품에만 기금을 지원한다"는 EU의 재무장용 SAFE 기금 기준을 충족하고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번에 K9 자주포가 미국 육군 신형 기동 전술포(MTC) 사업 시제품 개발 업체로 단독 선정된 데 이어 스페인 시장 진출까지 확정하면서 추가 수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등이 비교적 수주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재 대규모 전력 현대화를 추진하는 사우디의 경우 자주포 사업 규모만 15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기존 최대 시장인 폴란드의 추가 구매 역시 기대된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공략할 수 있는 전체 시장(TAM) 확대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K-방산 베스트셀러에 기반한 기존 대형 수주 파이프라인도 꾸준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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