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들과 맞선 '제논'…"韓 '액셔너블 AI' 승부수" [K-챌린저]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금융권서 공공·제조로 AX 확대
대형 컨소시엄과 나란히 '모두의 AI' TOP5…B2C로 확장

고석태 제논 대표. (제논 제공)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제논은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연결하고 완성하는 액셔너블 AI와 물리적 실체를 갖춘 피지컬 AI를 아우르는 차세대 에이전트를 지향합니다. (고석태 제논 대표)

정부가 추진하는 대국민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 사업에 SK텔레콤과 KT, 카카오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슈퍼 루키' 제논. 아쉽게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자체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비중을 확대하고 피지컬 AI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서 쌓은 200개 프로젝트…자체 AI로 확장

31일 업계에 따르면 제논은 2017년 AI 컨설팅 기업으로 출발했다. 기업의 AI 전략 수립부터 모델 개발과 구축·운영을 지원하며 경험을 쌓은 뒤 자체 제품을 기반으로 한 기업용 AI 전환(AX) 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초기 사업 기반을 다진 곳은 금융권이다. 한국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카드, 미래에셋증권, 삼성화재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설립 이후 수행한 AI 프로젝트는 누적 200여 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발전·에너지와 제조, 제약·바이오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자체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제노스'(GenOS)는 기업 내부 데이터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연결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원에이전트'(OneAgent)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7억 4000만 원으로 2024년 86억 3000만 원보다 약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증가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제논 관계자는 "올해 매출 성장은 특정 사업이나 고객군 한 곳에 집중되기보다 기존 엔터프라이즈 AX 프로젝트 확대와 자체 제품 기반 사업 성장이 함께 견인하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와 제약·바이오까지 생성형 AI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석태 제논 대표는 "AI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고객이 실제 활용하는 서비스로 구현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실제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기술을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며 성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컨소시엄 사이 홀로 도전…B2C까지 시험대

특히 제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의 AI는 국민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국산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민간사업자를 선정·지원하는 사업이다.

최종 발표평가에는 SK텔레콤과 KT, 카카오, 이스트소프트, 제논 등 5개 후보가 올랐고, 지난 28일 최종 사업자로 SK텔레콤과 KT, 카카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선정됐다.

제논이 IT 공룡들 사이에서 홀로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용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자체 B2C AI 에이전트 통합 포털 '제나'(GenA)가 있다.

제논은 지난해부터 제나를 기획·개발해 올해 5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업에서 사용하던 AI 기술을 개인 사용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한 서비스로, 정보 탐색이나 결과물 생성뿐 아니라 실제 업무 수행까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논 관계자는 "단독 참여를 결정한 가장 큰 배경은 이미 상용 서비스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체 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업용 AI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한 경험과 제노스·원에이전트 등의 자체 기술, 제나를 직접 개발·운영하며 확보한 B2C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제논은 앞으로도 기존 로드맵에 따라 제나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제논 관계자는 "이번 공모 과정을 통해 거대 컨소시엄 사이에서도 제논만의 에이전트 기술력과 스타트업다운 속도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에이전트 포털이라는 기존 방향 아래 제나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음 승부는 '일하는 AI'와 피지컬AI

제논은 기업용 AX 사업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B2C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생성형 AI가 정보를 검색하고 답변하는 단계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액셔너블 AI'(Actionable AI)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원에이전트는 웹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해 여러 단계를 거쳐 업무를 처리하는 실행형 AI를 지향한다. 기업용 시장에서 확보한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 자동화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분야에도 발을 넓혔다. 제논은 올해 3월 전담 랩을 개소하고 시니어 요양 케어용 피지컬 AI '젠피'(GenP)를 공개했다. 향후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제논은 이와 함께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주관사를 선정할 당시 세운 올해 상장 추진 계획은 유지하고 있다.

고 대표는 "제논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을 넘어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연결해 완성하는 액셔너블 AI와 물리적 실체를 갖춘 피지컬 AI를 아우르는 차세대 에이전트를 지향한다"며 "고객이 현장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상용화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