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결석으로 손상된 반려동물 신장…'우회로' 만들어 기능 살린다
김경채 수의사, 벳아너스 증례 발표 최우수상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신장 종양이나 요관 결석 등으로 신장 기능이 크게 손상된 반려동물의 신장을 최대한 보존하거나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한 수술 전략이 소개됐다.
27일 동물병원 그룹 벳아너스에 따르면 김경채 아이디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수의사)은 최근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신관 베어홀에서 열린 '제3회 벳아너스 증례 교류 심포지엄(Case Exchange Symposium·CES)'에 발표자로 참여했다. 김 과장은 이날 다양한 신장 수술 증례와 대응 전략을 발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발표에서는 신장 종양과 요관 폐색 등 실제 임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까다로운 상황을 중심으로 수술 전 검사부터 수술 중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공유했다.
아이디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신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다. 한쪽 신장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반대쪽 신장이 건강하다면 생활이 가능하지만 양쪽 신장에 문제가 있거나 남은 신장의 기능이 충분하지 않다면 수술 결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신장 종양이나 심한 감염 등으로 기능 회복이 어렵다면 신장을 제거하는 '신장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요관 결석 등으로 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이 내려가는 길이 막힌 경우에는 인공 통로를 만들어 소변이 흐르도록 하는 피하요관우회술(Subcutaneous Ureteral Bypass·SUB)을 적용해 신장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제 수술이 검사 단계에서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종양이나 염증으로 신장이 주변 장기와 심하게 붙어 있거나 주요 혈관까지 병변이 침범할 수 있다. 반대쪽 신장에도 병변이 발견되거나 수술 과정에서 신장 조직이 손상되는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기도 한다.
김 과장은 이 때문에 수술 전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한 정밀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T를 통해 병변의 위치와 크기뿐 아니라 주변 장기와의 유착 가능성, 혈관 침범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하면 수술 난도를 예측하고 보다 안전한 수술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중에는 상황에 따라 계획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판단도 필요하다. 주변 조직과 심하게 붙어 있는 신장을 분리할 때는 다양한 수술 기구와 초음파 수술 장비 등을 활용해 조직과 혈관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혈관 침범이 심하다면 출혈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결찰도 필요할 수 있다.
특히 SUB를 적용했던 반려동물이 재수술받는 과정에서 신장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에는 기존 방식으로 봉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손상 정도와 남아 있는 신장 기능 등을 고려해 카테터 위치를 조정하거나 결찰하는 등 환자 상태에 맞춰 수술 방법을 변경해야 한다.
김경채 과장은 "신장 수술은 처음 세운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도구와 기법을 숙지해야 한다"며 "기존 계획을 고집하기보다 반려동물의 안전과 예후를 고려해 유동적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조직검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영상검사나 수술 중 맨눈으로 큰 종괴가 확인되더라도 반드시 악성 종양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종양의 크기가 크더라도 조직검사 결과 염증성 병변이나 양성 종양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며 "육안 소견만으로 악성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의사는 이번 발표에서 신장 절제와 SUB 수술 과정에서 실제로 경험한 여러 변수와 이에 따른 해결 방법을 구체적인 증례를 통해 제시했다.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술 전략과 경험을 공유했다는 평가를 받아 이날 CES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편 벳아너스 CES는 회원 동물병원 의료진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경험한 증례와 치료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심포지엄에는 10개 동물병원 소속 수의사들이 참여해 다양한 증례를 발표했다. 우수 증례 시상과 수의사들의 진로·성장을 주제로 한 '커리어 토크'도 함께 진행됐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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