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279조↑…시설투자, 삼전닉스 빼면 11%↓
시설투자 147.7조 제자리…삼성전자·SK하닉 비중 27.0→35.2%
2차 전지·석유화학·바이오·통신 축소, 방산·서비스업 투자 확대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79조 원 가까이 증가했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한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72.3% 증가하는 동안 시설투자(CAPEX·캐펙스)는 11.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331개 사 실적과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총매출은 2311조 63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80조 4850억 원)보다 29.8%(531조 1531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3조 4300억 원에서 392조 801억 원으로 245.7%(278조 6501억 원) 늘었다. 반면 시설투자는 147조 6937억 원에서 147조 6966억 원으로 29억 원(0.0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시설투자 규모는 사실상 제자리였지만 투자 정체를 자금 여력 부족 탓으로 보기도 어려웠다. 조사 대상 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90조 7456억 원에서 537조 3657억 원으로 37.5%(146조 6201억 원) 늘었다. 수익성과 보유 현금이 동시에 개선됐지만 투자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실적과 투자의 엇박자는 더 뚜렷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29개 사 매출은 1586조 9071억 원에서 1874조 3702억 원으로 18.1%, 영업이익은 85조 4153억 원에서 147조 2020억 원으로 72.3% 각각 늘었다. 하지만 시설투자는 107조 7471억 원에서 95조 7423억 원으로 12조 48억 원 줄어 –11.1%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이들 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34조 5502억 원에서 417조 6134억 원으로 24.8%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28조 8704억 원에서 32조 9603억 원으로 14.2%(4조 899억 원) 증가했고 SK하이닉스는 11조 762억 원에서 71.5%(7조 9178억 원) 늘어난 18조 9940억 원이었다. 전체 331개 사의 시설투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7.0%에서 올해 35.2%로 8.2%포인트(p)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는 메모리 공급 확대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빅테크가 잇달아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나서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면서 (CAPA, 생산 능력) 확보가 곧 경쟁력이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경쟁 기업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대대적인 시설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차 전지와 석유화학, 제약·바이오, 통신 등은 시설투자를 줄인 반면 방산과 서비스, 운송, 조선·기계·설비 등에선 투자가 늘었다.
2차 전지 업종의 총 시설투자는 11조 6078억 원에서 6조 1551억 원으로 47.0%, 석유화학 역시 20조 4698억 원에서 12조 5272억 원으로 38.8% 감소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시설투자도 23%가량, 통신 업종도 15%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산과 서비스업에선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방산업 시설투자는 1조 847억 원에서 1조 4983억 원으로 38.1%, 서비스업은 2조 962억 원에서 2조 8531억 원으로 36.1% 증가했다. 운송업 역시 4조 1930억 원에서 5조 2560억 원으로 25.3% 늘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1조 1671억 원에서 1조 4069억 원으로 20.5% 증가했다.
생활용품의 시설투자는 1조 1624억 원에서 8526억 원으로 26.7% 감소했다. 건설 및 건자재 역시 1조 9252억 원에서 1조 6882억 원으로 12.3%, 식음료 업종은 2조 2646억 원에서 2조 1084억 원으로 6.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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