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초기 성공 사례 창출해야"…T·I·D·E 4개 분야 제시

한경협,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세미나 개최
기업·민생 결제·자금조달 비용 연간 최대 1.7조 절감 전망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 코스피 5000시대 실현을 위해 민주당이 할 일-금융편'에서 원화스테이블 코인과 글로벌 디지털금융 G2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7.22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KSC) 성공 사례를 먼저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KSC는 법정화폐에 1대 1로 가치를 고정한 디지털 지급수단을 말한다.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이강일·강준현·김현정 의원실과 공동으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K-스테이블코인의 성패는 누가 발행하느냐보다 어디에서 먼저 쓰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날 'K-스테이블코인 성공 전략' 발표에서 △수출입대금 결제(Trade) △기업 계열사·해외법인 내부 정산(Internal)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확산 대응(Defense) △인공지능(AI) 서비스 정산(Emerging AI)을 축으로 하는 'T.I.D.E'의 4개 분야를 제시했다.

수출대금이나 협력회사 대금 지급처럼 규모가 크고 반복되는 거래가 KSC의 초기 활용 분야가 돼야 하며 나아가 AI가 데이터를 사거나 컴퓨팅 비용을 자동으로 치르는 거래가 새로운 활용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SC 확산 시 결제·자금조달 비용 연간 최대 1조 7400억 절감 추정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금융안정 리스크' 발표에서 "KSC가 확산하면 결제가 끝나는 즉시 대금을 받을 수 있어 민간의 자금 조달·운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결제 지연이 사라지면 기업은 해외 송금과 운전 자본 부문에서 연간 최대 1조 2977억 원, 소상공인 등은 카드매출 선정산 부문에서 연간 약 4455억 원이 줄어 최대 약 1조 7400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5년 기준 추정치로 기업 부문은 B2B 거래의 50%가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전환되는 상황을 가정한 상단값, 민생 부문은 소상공인 소매결제에서 정산 지연이 해소되는 경우 기준 시산이다.

이 위원은 KSC가 확산하면 예금이 빠져나가 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은행 재예치 등을 고려할 경우 KSC 확산이 은행권 총예금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액만큼을 현금·예금·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보유해 이용자가 언제든 액면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자산이다.

가계와 기업이 보유 자금의 10%를 KSC로 바꿔 쓰더라도 실제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총예금의 2.5% 수준에 그쳐 96% 이상은 은행에 계속 남는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KSC 발행회사가 준비금을 은행에 다시 예치할 뿐만 아니라 KSC를 받은 기업과 소비자도 이를 예금으로 다시 바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예금구조 변화와 유동성 위험 등은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JPYC, 엔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5년 내 50조 엔 전망

일본 최초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JPYC의 사이토 쇼타 사업개발·마케팅 총괄은 '디지털통화 시대의 전략 : JPYC 사례로 본 K-스테이블코인 설계와 전망' 발표에서 일본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과 발행 경험을 소개했다.

JPYC는 규제의 틀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사업을 준비해 일본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인정받았다. 사이토 총괄은 엔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5년 안에 최대 50조 엔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일본 내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K-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넘어 산업과 금융을 잇는 플랫폼으로

이날 종합 토론은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박성진 한국투자증권 디지털자산전략부장,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최강석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장 등이 참여했다.

정철 원장은 "K-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결제수단에 머물기보다, 기업의 거래와 금융을 잇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산업 현장의 실제 활용과 신뢰할 수 있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1단계)에 이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과 사업자 규율 등을 규정하는 2단계 입법이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