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메모리, 삼성은 파운드리" 교차 진출하는 韓·美 반도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2017.7.7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둘러싼 경쟁 구도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텔이 메모리와 컴퓨팅을 연결하는 패키징·인터페이스 기술로 메모리 시장에 진출하려는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턴키(TurnKey·일괄수주) 방식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에 힘을 싣고 있다는 취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8일 인텔이 패키징·아키텍처 인터페이스를 통해 메모리와 컴퓨팅의 접점에서 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고,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를 묶은 턴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힌 데 주목했다.

먼저 인텔의 전략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만든 메모리 반도체(칩)를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에 연결하는 패키징(Packaging·포장)이나 칩들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쓰는 통신 규격인 인터페이스(Interface·연결 지점) 기술들을 표준화하고 독점해 가치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이 같은 인텔의 전략이 메모리 시장에 우회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했다. 최근 인텔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운드리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자리는 립부 탄(Lip-Bu Tan) 인텔 CEO 직속으로 파운드리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백엔드) 기술 개발, 제조 전반을 총괄한다.

이 전 부사장은 향후 파운드리와 EMIB 첨단 패키징, 칩렛(chiplet) 인터커넥트, CXL(Compute Express Link) 등 패키징·아키텍처 인터페이스를 통해 메모리와 컴퓨팅의 접점에서 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가 턴키 전략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일괄 수주하려는 고객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판단,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파운드리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인텔이 패키징·인터페이스를 통해 메모리 시장에 접근하는 움직임이 당장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에 영향을 주는 단계는 아니지만, 두 회사는 이미 서로의 텃밭으로 교차 진출하고 있다"며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경계가 AI 반도체 수요 앞에서 흐려지는 지금, 인텔과 삼성전자 중 어느 쪽이 상대 영역에서 먼저 자리를 잡을지가 앞으로 실적발표마다 관전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