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도 위기도 함께 나눈다"…SK하닉 노사, 新보상 모델 내놨다

적자 시 임금 이연·성과급 기부 1대1 매칭 등 눈길
"성과급 지속가능성 위한 방안 스스로 만들었다" 자평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뉴스1 DB)2026.7.29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통해 성과급 지급 방식을 개편하는 동시에 적자 발생 시 위기 대응과 사회공헌까지 합의안에 담았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발생한 이윤을 주주는 물론 사회와 공유하는 모델이어서 주목된다.

2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노사는 성과급의 총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이 가운데 20%는 2년에 걸쳐 절반씩만 매도할 수 있다. 특히 적자 발생 시 임금의 3% 내외를 이연 지급하고 구성원이 성과급 일부를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 금액을 출연하기로 했다.

성과급 60% 주식…구성원·회사·주주 이해관계 맞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성과급의 60%를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점이다.

기존처럼 성과가 발생한 시점에 현금으로 보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일부 보상을 회사 주식으로 지급해 구성원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에 함께 관심을 갖도록 한 구조다.

특히 주식 지급분 가운데 20%는 매도 제한을 걸어 단기 성과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회사 가치와도 보상 체계를 연결했다. 주식 수 산정도 △연간 잠정 실적 공시일 종가 △초과이익분배금(PS) 현금 지급일 종가 △주식 지급일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 주가 변동에 따른 구성원의 불확실성을 일부 보완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성과급이 단순한 일회성 현금 보상에서 회사의 미래 가치에 따라 추가적인 가치가 발생할 수 있는 보상으로 바뀌는 셈이다.

적자 땐 임금 3% 나중에 지급 '위기 극복·고통 분담 명문화'

이번 합의는 성과가 좋을 때의 보상만 다룬 것이 아니라 경영환경이 악화됐을 때 노사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명시했다.

적자가 발생하면 3% 이내에서 임금을 이연한다. 임금 이연은 받아야 할 임금의 지급 시기를 일시적으로 늦추는 것으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회사가 이연된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고용안정 대책 등 위기 극복 방안을 노사가 합의한 뒤 시행하도록 했다. 이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회사가 이연된 임금을 지급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과거 위기 때 노사가 합심해 극복했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과거 자발적 무급휴직을 시행했고, 2023년 다운턴(downturn·업황 하강 국면) 당시에도 임금 일부를 이연했다가 흑자 전환 이후 지급한 사례가 있다. 이번 합의는 이런 방식의 노사 협력을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향후 위기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으로 명문화한 셈이다.

성과 공유 범위, '사회'까지 넓혔다

성과급 일부를 사회와 공유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구성원이 성과급 일부를 자율적으로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1대1 매칭 그랜트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참여 여부는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성과급이 회사와 구성원 사이의 보상 문제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에는 구성원·회사·주주가 성과를 공유하고, 노사가 위기를 함께 극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성과의 일부를 사회와 나누는 구조여서 기존 성과급 제도의 범위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 6.3% 인상과 함께 성과급의 40%는 현금, 60%는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합의"라며 "그동안 노사 갈등의 핵심이었던 성과급 지급 방식에서 현실적인 절충점을 찾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교수는 "자사주 성과급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직원들이 실질적인 보상 감소를 체감할 수 있으므로 주식 지급분의 매도 가능 시점과 이연 지급 조건 등을 직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