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영풍, 美 리셉션 이어 후속 서한까지…또 논란

석포제련소 시스템·인력 활용 거론…고려아연 "협의 없어"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2025.12.24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고려아연(010130)의 미국 통합제련소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둘러싸고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측의 미국 현지 행보가 또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고려아연과 사전 협의 없이 프로젝트 관련 리셉션을 연 데 이어 참석자들에게 후속 이메일과 서한을 보내 영풍 석포제련소의 운영 시스템과 인력 활용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지난달 9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리셉션을 개최했다. 당시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 그룹으로 소개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과 협력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참석자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서한에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관리·운영관리 시스템을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미국 관계자들의 석포제련소 견학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측은 이와 관련해 사전 협의나 합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가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것과 실제 미국 제련소의 운영 시스템이나 인력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사업 주체가 고려아연인 만큼 미국 제련소에 적용할 기술과 운영체계, 인력 등은 사업 주체의 경영·운영상 판단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특히 석포제련소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아연을 생산한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생산 품목과 공정 구성에서 차이가 크다. 석포제련소가 아연 제련을 중심으로 하지만 온산제련소는 아연·연·동 공정을 연계해 금·은 등 귀금속과 인듐·안티모니·비스무트 등 핵심광물을 함께 회수하는 통합제련 체계를 갖추고 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 역시 온산제련소의 통합제련 모델을 미국에 구현하는 사업이다.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과 귀금속, 핵심광물 등을 생산하는 복합 제련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석포제련소의 시스템과 인력을 미국 측에 제시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제련업계 관계자는 "아연을 생산한다는 공통점만으로 온산과 석포를 같은 제련소로 보는 것은 실제 공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풍·MBK 측은 최대 주주로서 미국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한 정당한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5일 영풍·MBK 측 주요 관계자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편 양측은 다음 달 9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다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는 정관 변경과 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등의 안건이 상정된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