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9월 임시주총, '집중투표·3% 룰' 관전 포인트…이사회 영향은
독립이사 4자리에 2명씩 후보…집중투표로 '2대 2' 가능성
감사위원 선임 '3% 룰' 적용…최윤범 회장 측 상대적 유리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가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재차 충돌한다. 이번 주총에선 집중투표제로 독립이사 4명을 선임하고 '3% 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별도로 뽑는다.
독립이사 네 자리는 양측이 두 자리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지분이 여러 우호주주에게 분산된 최 회장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시주총 이후 이사회 장악력은 현재와 같은 최 회장 우위 구도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다음 달 9일 임시주총을 열고 정관 변경과 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독립이사 4명 선임은 지난 5월 독립이사 4명의 중도 사임으로 발생한 이사회 공석을 채우기 위한 안건이다. 앞서 최윤범 회장 측 인사 4명이 독립이사로 선임됐지만 영풍·MBK 측은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이후 해당 독립이사 4명은 개인적인 사유를 들어 사임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과 영풍·MBK 측 5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주총에서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등 총 5명이 모두 선임되면 이사회는 정관상 정원인 19명으로 늘어난다.
독립이사 4명 선임에는 집중투표제가 적용된다. 집중투표제는 여러 명의 이사를 동시에 선임할 때 주주가 가진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 측은 이번 주총에 각각 2명의 독립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양측이 후보 수를 사전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 후보를 2명씩만 추천해야 하는 구조도 아니지만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데다 양측의 지분 규모가 비슷하고 선임하는 이사가 4명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결과적으로 의결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각각 2명의 후보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5명을 선임한다면 어느 쪽이 3명을 가져가느냐를 놓고 경쟁할 여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4명을 선임하는 구조"라면서 "집중투표제가 적용되고 양측 지분도 비슷해 결과적으로 양측 후보가 각각 2명씩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각각 두 자리를 확보하면 현재 9대5인 이사회 구도는 11대7로 재편된다. 영풍·MBK 측 이사가 2명 늘어나지만 최 회장 측의 이사회 과반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나머지 1석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에는 '3% 룰'이 적용된다. 지분을 많이 보유한 주주라도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제한되는 제도다. 대주주가 특수관계인에게 지분을 분산해 의결권 제한을 우회하는 것을 막고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기존보다 강화됐다.
현재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지분 약 41.1%, 최 회장 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37.9%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인 이사 선임에선 영풍·MBK 측이 지분율에서 앞서지만 감사위원 분리선출에선 3% 룰이 적용되면서 이 같은 지분 우위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영풍과 MBK는 각각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의결권 제한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최 회장 측 지분은 최씨 일가 등을 비롯한 여러 주주에게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어 3% 룰에 따른 의결권 제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주주 별로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는 구조에서는 이 같은 지분 분산이 표 대결에서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과 MBK는 각각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3% 룰 적용에 따른 의결권 제한을 받는 반면 고려아연 측은 최씨 일가와 우호주주에 지분이 나뉘어 있다"며 "현재 지분 구조를 고려하면 감사위원 선임에선 고려아연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이사 4석을 양측이 각각 2석씩 확보한다는 전제에서 최 회장 측이 감사위원 1석까지 가져가면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12명대 영풍·MBK 측 7명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임시주총 개최 배경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를 선임하려 했지만 영풍·MBK 측의 반대로 관련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후 상법 개정에 맞춰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필요한 절차를 밟기 위해 임시주총을 다시 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감사위원 선임을 이번 주총의 변수로 보고 있지만 현재 지분 구조를 기준으로 표를 분석하면 예상하기 어려운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정기주총에서 표결까지 갔다면 고려아연 측 후보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