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최태원의 결단…재상고냐, 9440억 수용이냐
재상고 기한 14일 밤 12시…포기 땐 역대 최대 재산분할금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이혼소송이 마지막 분수령을 맞았다.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재상고 기한이 14일로 다가오면서 최 회장이 대법원 판단을 다시 구할지, 아니면 9440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을 받아들이고 장기간 이어진 법적 분쟁을 마무리할지 이목이 쏠린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재상고 기한은 14일 밤 12시까지다. 양측이 기한 내 재상고하지 않으면 서울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이 경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지급이 지연되면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연 5%의 지연이자가 붙어 하루 약 1억 3000만 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두 사람 모두 또는 한 명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 측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만큼 법조계에서는 재상고가 이뤄질 경우 최 회장 측이 제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최 회장의 장고는 재상고를 포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로 해석된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곳이 아니라 법률 적용의 적정성을 심리하는 법률심인 만큼 파기환송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소송을 장기화하기보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편이 그룹 경영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SK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총수를 둘러싼 법적 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부담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근 SK는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리밸런싱 작업을 이어가며, SK실트론 매각 등 비핵심 자산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 소송에 따른 불확실성도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 시장 신뢰와 투자자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재상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9440억 원은 국내 재산분할 판결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재상고를 통해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재산분할 규모를 다시 다퉜다는 명분을 확보하고, 지급 시점을 늦추려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재계의 또 다른 관심은 최 회장의 재산분할금 마련 방식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나리오로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 활용 가능성이다. 최근 SK㈜는 보유 중이던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약 2조 3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매각 가격을 단순히 적용하면 최 회장 개인 지분 가치도 9000억 원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렇지만 이를 그대로 재산분할금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해당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소수지분인 데다 거래 구조와 양도소득세, 거래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손에 쥐는 현금은 재산분할금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보유 중인 SK㈜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만큼 담보 설정이나 추가 차입이 그룹 지배력과 재무 부담에 미칠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규모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도 적지 않아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재상고 여부보다 최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재산분할금을 마련할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단순히 개인의 이혼소송을 넘어 SK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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