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장거리 FSC급 서비스…'제값' 받아 유럽 수익성 높인다

유럽 상반기 탑승률 90% 안팎…여객 수요 확보에도 적자 지속 분석
항공권價, 대한항공 30~50% 수준…리브랜딩으로 LCC 이미지 탈피

트리니티항공이 도입하는 대형기 A330-900네오(neo)(자료사진. 트리니티항공 제공).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트리니티항공(구 티웨이항공·091810)이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기내·공항 서비스를 대형항공사(FSC)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신형 대형기를 투입한다.

높은 탑승률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유럽 노선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승부수다. 서비스 고급화로 항공권 단가를 높이고, 좌석 수와 연료 효율을 개선한 기재로 편당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상반기 인천발 유럽 4개 핵심 노선 탑승률은 △바르셀로나 91% △로마 89% △파리 87% △프랑크푸르트 85% 등으로 집계됐다.

유럽 4개 노선은 지난해에도 평균 80% 안팎의 탑승률을 보인 바 있다. 운임과 비용 구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업계에선 통상 80%를 손익 분기점으로 본다.

2024년 유럽 하늘길을 연 지 2년 만에 안정적 여객 수요를 확보했으나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리니티항공은 2024년 123억 원에 이어 지난해 26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2778억 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19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8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고유가 영향이 반영된 2분기 영업손실은 12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6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트리니티 항공 브랜드 런칭 & 유니폼 런웨이’에서 승무원들이 유니폼을 선보이고 있다. 2026.8.6 ⓒ 뉴스1 공항사진기자단
수익 견인할 비즈니스석, 대한항공 '반값'…주력기 'A330-200', 좌석수 246석 불과

항공업계에선 티웨이항공 설립 이후 16년간 형성된 LCC 브랜드 이미지 탓에 항공권을 제값에 판매하지 못한 점을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는다.

트리니티항공의 유럽 왕복 항공권은 이코노미석 기준 대한항공보다 30% 이상 저렴한 편이다. 수익을 견인해야 할 비즈니스석도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기재 한계도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아 현재 유럽 노선 주력기로 사용 중인 A330-200 6대는 좌석 수가 246석에 불과하다.

A330-300(347석) 4대도 제원상 유럽을 오갈 수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공 우회로 유럽 운항거리가 1500㎞ 안팎 늘어나면서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A330-200은 A330-300 동체를 단축해 항속거리를 늘린 파생 모델이다. 같은 거리를 운항하면서도 승객을 100명가량 적게 받아야 하는 구조다.

트리니티항공이 지난 6일 브랜드 출범식에서 공개한 '선택적 서비스 항공사'(SSC·Selective Service Carrier) 사업 모델은 이러한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다.

SSC는 가격 경쟁이 치열한 단거리 노선에선 기존 LCC식 서비스를 유지해 합리적인 운임을 지키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선 기내·공항 서비스를 FSC급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노선 거리별로 제공 서비스를 차등하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이상윤 트리니티항공 대표이사는 "과거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장거리 노선까지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 수준과 편의 사양이 노선별로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FSC와 LCC의 중간이 아니라 해당 노선에 가장 필요한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SSC 사업 방향성"이라며 "노선별로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201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 박람회 '에어크래프트 인테리어 엑스포'에서 에어버스가 선보인 대형기 A330-900네오(neo) 비즈니스석 내부 모습(자료사진. 에어버스 제공).
서비스 고급화로 객단가 상승 유도…고연비 340석 대형기 도입, 좌석당 비용 낮춰

이에 따라 장거리 이코노미석 기내식에는 샐러드와 음료 등 곁들임 식음료가 추가된다. 기존에 단품 음식과 물만 제공됐던 것과 대비된다.

비즈니스석에는 기존 단품 음식에 더해 샐러드·과일·빵 등을 코스 형태로 제공하고, 와인·맥주 서비스도 추가한다.

공항 라운지와 기내 엔터테인먼트, 와이파이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의 호텔·리조트와 연계한 항공 마일리지 제도도 준비 중이다.

서비스를 고급화해 객단가를 높이는 한편 신형 대형기로는 좌석당 운항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트리니티항공은 연말부터 A330 시리즈의 최신 기종인 A330-900네오(neo) 6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고 A330-200 6대는 대한항공에 반납할 계획이다.

A330-900네오는 340석으로 구성돼 A330-200보다 한 번에 최대 94명의 승객을 더 태울 수 있다. 연료 효율도 기존 A330 시리즈보다 25% 향상됐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면서 연료비를 절감해 좌석당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서비스 확대에는 추가 비용이 든다. 또 편당 공급 좌석이 늘어날 경우 탑승률과 운임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결국 FSC급 서비스에 걸맞은 운임을 받으면서 현재의 높은 탑승률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유럽 노선 수익성 회복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모든 리브랜딩 작업은 재무 안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안정적 수익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 만들기 위해 지속해서 고민하겠다"고 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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