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점수 낮아도 IL-31 높은 이유…"임상 증상·면역반응 살펴야"
편안한동물·장안대·경기동물·건국대 공동연구
犬 아토피 치료, 엇갈린 신호…국제학술지 게재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개 아토피 피부염 치료 후 가려움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가려움과 관련된 혈중 면역신호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회장 강종일)에 따르면 고재윤 편안한동물병원 원장과 장안대학교·경기동물의료원·건국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개 아토피 피부염에서 치료와 관련된 혈청 사이토카인 프로파일의 차이: 단면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애니멀즈(Animal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고재윤 편안한동물병원 원장이 제1저자를 맡았다. 강민희 장안대학교 바이오동물보건과 교수와 이광섭 경기동물의료원 수의사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박희명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교신저자를 맡았다.
강아지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인 가려움과 반복적인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치료에는 프레드니솔론, 오클라시티닙, 사이클로스포린, 로키베트맙 등 작용 기전이 서로 다른 약물이 사용된다.
연구진은 치료받지 않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각각의 전신치료제를 투여받고 있던 환자, 건강한 개를 대상으로 가려움 정도와 혈청 사이토카인 농도를 비교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결과는 가려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면역신호물질인 인터루킨-31(IL-31)의 변화였다.
IL-31은 개 아토피 피부염에서 가려움 신호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는 가려움이 심할수록 IL-31과 관련된 면역반응도 활발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 프레드니솔론 투여군은 치료받지 않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군보다 가려움 점수가 낮았음에도 혈청 IL-31 농도는 연구 대상군 중 가장 높게 관찰됐다. 이는 치료를 통해 보호자가 느끼는 가려움 증상이 줄어든 경우에도 혈액에서 관찰되는 가려움 관련 면역신호는 반드시 같은 정도로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재윤 편안한동물병원 원장은 "이 결과는 프레드니솔론이 IL-31을 증가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환자마다 질병의 특성과 치료기간, 약물 선택 등이 달랐기 때문에 치료 중인 실제 임상 환자에서 이러한 차이가 관찰됐다는 의미로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IL-31 외에도 인터페론 감마(IFN-γ), 인터루킨-10(IL-10), 인터루킨-13(IL-13),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1(TGF-β1) 등 여러 면역신호물질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치료제에 따라 서로 다른 혈청 사이토카인 양상이 나타나 약물별 면역조절 기전이 다를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일한 환자를 치료 전후로 추적한 연구가 아니라 한 시점에서 각 치료군을 비교한 단면연구다. 환자마다 약물의 투여량과 치료기간, 채혈 시점 등이 달랐기 때문에 관찰된 IL-31의 차이를 특정 약물의 직접적인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프레드니솔론 투여군에서 IL-31이 높게 나타난 원인이 약물의 영향인지, 환자들이 치료 전 더 심한 질병 상태를 보였기 때문인지, 또는 다른 요인이 관여했는지는 이번 연구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향후 동일한 환자를 치료 전부터 추적하면서 가려움 점수와 혈청 IL-31 농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는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원장은 "향후에는 IL-31을 비롯한 혈중 면역지표가 치료반응을 평가하는 보조적인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임상 증상과 면역학적 특성을 함께 고려해 개별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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