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엇갈린 성적표…상반기 매출 '100조' 돌파 vs 첫 적자

위기의 삼성전자 DX, 체질 개선 속도…AI·프리미엄으로 '승부'
칩 플레이션 여파…"본업 경쟁력 강화·미래 사업 기반 쌓을 것"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 뉴스1 DB

(서울=뉴스1) 박기호 양새롬 김진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은 지난 2021년 출범 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른바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이 반도체(DS)부문의 역대급 실적을 안겼지만 반대로 DX부문에는 원가 부담 부메랑이 된 셈이다.

긍정적인 신호도 적지 않다. DX부문 매출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경기침체 속에서도 제품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를 발판으로 하반기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서비스 사업 다각화, 인공지능(AI) 대전환(AX)과 로봇 등 신사업 육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에도…첫 적자 전환 DX부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조 5000억 원, 매출 171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13.8%, 130.0%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세계 1위를 유지했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에도 DX부문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DX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액 48조 원을 기록했지만 8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DX부문의 적자 전환 배경에는 MX(Mobile eXperience) 및 생활가전 사업부의 부진이 크다. 삼성전자는 2분기 갤럭시 S26 시리즈 중심의 견조한 플래그십 제품 판매와 A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등 부품 원가 상승 등 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 확대 영향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생활가전도 에어컨 성수기 대응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지만 비용 부담 증가로 이익은 하락했다.

28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Z8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신규 폴더블폰 라인업인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과 '갤럭시 워치 울트라2·갤럭시 워치9'의 사전판매를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하며 공식 출시일은 8월 7일이다. 2026.7.28 ⓒ 뉴스1 임세영 기자
칩플레이션에도 상반기 매출 첫 100조 돌파 '주목'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적자 전환에도 DX부문 상반기 매출이 100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상반기 매출이 1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6% 성장한 것으로 견고한 외형은 지켜냈고 이를 통해 하반기에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판단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2분기는 스마트폰 플래그십 출시 효과가 둔화되는 비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지켰고, 스마트폰 판가 상승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공개한 갤럭시 Z8 시리즈가 국내 사전예약 첫날 라이브 방송 판매량이 전작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갤럭시 Z 폴드8도 판매를 주도하며 초기 흥행을 이끌고 있다.

MX사업부는 하반기에는 울트라·Z8 시리즈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부품 수급난으로 발생하는 시장 공백을 흡수해 핵심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판매 믹스와 채널 운영 최적화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협력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연내 출시해 스마트폰 중심의 AI 경험을 새로운 폼팩터로 넓혀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TV 및 가전 판매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줄이고 AI, 프리미엄 중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DA(생활가전) 사업부도 원가 부담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VDDA 사업부의 매출은 14조 5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해 위기 돌파에 나선다.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 '삼성 TV 플러스'와 '삼성 게이밍 허브'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한층 다변화할 예정이다. 삼성 TV 플러스는 월간 이용자가 1억 명을 돌파하며 초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단순 VOD를 넘어 프리미엄 문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TV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올해를 'AI TV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언,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전 라인업에 AI 기능을 탑재했다.

28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한 시민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Z8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규 폴더블폰 라인업인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과 '갤럭시 워치 울트라2·갤럭시 워치9'의 사전판매를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하며 공식 출시일은 8월 7일이다. 2026.7.28 ⓒ 뉴스1 임세영 기자
AI 경쟁력·프리미엄 '집중'…대대적인 체질 개선 추진

DA사업부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무풍에어컨은 지난 6월 글로벌 누적 판매 2000만대를 돌파했고,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성과는 히트펌프로도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등지에서 대형 수주가 잇따르고 있어 사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시에 지난해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업 플렉트그룹과 손잡고 데이터센터·대형 산업시설을 겨냥해 진출한 중앙공조 시장에서도 사업 확대에 나선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통한 투자 확대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전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핵심사업인 로봇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1일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을 신설, 흩어져 있던 로봇 역량을 결집했고, 구미에 로봇 학습용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고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를 영입했음, 삼성전자는 제조용 휴머노이드부터 단계적으로 사업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테크 분야에선 지난 6월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의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려운 실적 속에서도 본업 경쟁력을 다지고 미래 사업 기반을 착실히 쌓아가는 DX부문이 반등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