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 犬 심장병 진행 늦춰…증상 없을 때 골든타임"
VIP동물의료센터, 줄기세포 치료 논문 소개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한국수의첨단재생의료허브(KVRMC, 의장 김성수)가 최근 출범하면서 줄기세포 치료가 반려동물의 심장병 진행을 늦췄다는 내용의 논문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한국수의첨단재생의료허브에 따르면 지난 5일 공식 출범 이후 전국 11개 동물병원이 표준 진료 프로토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임상 근거를 찾기 위한 논문도 공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초기 승모판막질환 진단을 받은 반려견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한 뒤 질환 진행 기간이 730일에서 1467일로 지연된 증례가 공유돼 눈길을 끈다.
VIP동물의료센터는 증상이 전혀 없는 초기 심장병 단계 반려견에게 자체 배양한 중간엽유래줄기세포(MSC)를 활용해 치료를 시작했다.
연구는 VIP동물의료센터에서 스테이지 B1으로 진단된 16마리의 강아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6마리는 동종(다른 개체 유래) 난소조직 유래 줄기세포를 매달 정맥주사로 5회 이상 투여했다. 나머지 10마리는 통상적인 심장보조제를 복용하면서 정기 검진만 받는 대조군으로 1년 이상 비교·관찰했다.
연구 결과 심장병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기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이 치료를 받지 않은 동일한 조건의 반려견에 비해 730일에서 1467일로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가 진행된 1년 동안 혈액검사, 체중, 영상검사상 특별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도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2024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베터리너리 사이언스(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게재됐다.
그동안 심장병은 진행을 지연하거나 막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임상증상이 나타난 후 약을 처방해 왔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증상이 없는 초기 상태에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형견에서 흔한 심장병은 '심장판막증'으로 불리는 승모판(이첨판) 점액종성 변성(MMVD)이다. 몰티즈(말티즈)·푸들·치와와 등 소형 품종에서 흔하게 확인되는 심장병으로 크게 4단계(스테이지 B4)로 나뉜다.
현재 기준으로 약물 투여는 스테이지 B2부터 권장된다. B1 시기에는 특별한 약물치료 없이 정기 검진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반려견이 판막질환을 앓게 되면 판막이 점액변성돼 점점 두꺼워지고 기능을 잃는 증상을 보인다. VIP동물의료센터에서는 줄기세포가 염증·섬유화를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어 적절한 환자군에 사용하면 판막 자체의 퇴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 연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줄기세포의 출처다. 중성화 수술 중 적출한 난소조직을 버리지 않고 줄기세포를 얻었다.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별도의 골수 또는 지방조직 채취 수술이나 마취를 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VIP동물의료센터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이 노령견 대상 연구에서도 안전하다는 점을 입증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이러한 접근은 동물에게 불필요한 마취나 수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강한 동물에서 폐기되는 조직을 아픈 동물들의 치료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줬지만 한계도 존재한다. 치료군이 6마리로 소규모였고 후향적 연구라는 점에서 위약 대조군을 따로 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용 부담도 현실적인 문제로 꼽혔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견에게 반복적인 정맥주사 치료를 권하는 것이 모든 동물병원, 모든 강아지와 고양이 보호자에게 쉬운 선택은 아니라서 수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VIP동물의료센터 성북점은 이번 연구를 수행한 기관이다. 현재도 MMVD 1단계 진단을 받은 반려견을 대상으로 정기 검진과 함께 줄기세포를 치료 선택지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김성수 원장은 "그동안 심장이 실제로 커지는 구조적 변화가 확인되는 Stage B2 단계에 이르러서야 약물치료를 시작했다"며 "그 이전인 B1 단계에서는 심장 잡음이 확인돼도 정기 검진 외에 해줄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기 전인 B1 단계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치료에 개입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해당 논문 이후 더 많은 심장병 환자들에서 더 엄격한 수준의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머지않아 더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VIP동물의료센터가 한국수의첨단재생의료허브 의장 동물병원으로서 국내 줄기세포와 엑소좀 치료의 표준화와 객관적인 치료 근거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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