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뛴 이재용 '결실'…브로드컴 품은 삼성, 파운드리 반등 9부 능선
브로드컴과 차세대 AI반도체 협력…2나노 경쟁력 높여
테슬라 이어 AI 고객사 확대…TSMC 추격 발판 마련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맡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신규 고객 확보를 넘어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다시 각인시킨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테슬라에 이어 앤트로픽과 브로드컴까지 AI 핵심 고객사를 확보하며 TSMC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브로드컴과 향후 5년간 2000억 달러(약 290조원) 규모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 AI 칩 생산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브로드컴은 AI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브로드컴에 HBM4(6세대), HBM4E(7세대) 등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한편, 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AI 반도체 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 파운드리의 최근 수주 흐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를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계약을 따낸 데 이어 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의 차세대 AI 칩 'DX-M2'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와 삼성전자의 HBM4 베이스다이,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는 4나노 공정을 활용하고 있으며, IBM의 텔럼Ⅱ 프로세서와 스파이어 액셀러레이터, Arm의 차량용 칩, IBM Power 칩, 닌텐도 스위치2 GPU, 애플 이미지센서 등도 공정별 고객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브로드컴이 삼성의 2나노 공정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팹리스들은 생산 단가보다 수율과 생산 안정성, 패키징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산 파트너를 선정한다. 이번 협력은 삼성의 2나노 GAA 공정이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그동안 TSMC 대비 약점으로 지적됐던 첨단 공정 경쟁력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만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다.
이번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이 결실을 본 결과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글로벌 IT·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나는 등 해외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정부 역시 미국과 반도체·AI 협력을 핵심 의제로 삼고 경제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부의 대미 경제외교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기술력과 생산 역량은 밑바탕이 됐다.
증권가도 이번 협력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 협력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브로드컴과 체결한 2000억 달러 중장기 업무협약은 시작일 뿐"이라며 향후 HBM과 서버 D램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브로드컴 협력이 삼성 파운드리의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수율과 고객 확보를 둘러싼 우려가 이어졌지만, 최근 AI 중심의 첨단 공정 고객사를 잇달아 확보하면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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