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젠슨 황과 미국서 치킨 회동…"만날 때마다 모어 칩스"(종합)

반도체 협력 논의…엔비디아, 메모리칩 공급 확대 요구
"'대한민국 성장 담보' 3대 메가 프로젝트 허황 아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미국에서 만나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반도체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메모리칩 공급 확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젠슨 황, 한 달 만에 '치킨 회동'…반도체 협력 논의

최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전날 황 CEO와 저녁을 같이 했다. 미국에서도 치킨을 먹었다"며 "황 CEO는 만날 때마다 모어 칩스(more chips)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5년간 엔비디아가 원하는 칩 사이즈가 있는데 다음번에 만날 때는 (지난번에 요구한) 칩 규모가 틀린 숫자라고 얘기를 할 것 같아 좀 겁이 난다"며 웃어 보였다. SK하이닉스에 요구하는 엔비디아의 메모리칩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브로드컴이 깜짝 놀랄 만한 규모의 메모리칩을 요구한다", "오픈AI는 자사에만 메모리칩을 달라고 하더라"라고 털어놓으며 브로드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메모리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도 언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AI 서밋을 하루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우드사이드에서 황 CEO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전날 만찬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를 비롯해 SK텔레콤과 엔비디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황 CEO의 장녀인 메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도 함께 했다.

지난달 초 최 회장과 황 CEO가 한국에서 만나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앞선 회동에서도 양사는 AI 인프라 전반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엔비디아제공)
"대한민국, AI 네이티브 국가로…3대 메가 프로젝트 허황 아냐"

최 회장은 AI 서밋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허브로 도약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3조 달러(약 4조 3850억 원) 규모의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최근 발표했는데 이 숫자가 생소할 수는 있어도 허황된 것은 아니다"며 "대한민국 성장을 담보로 한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이자 국민 모두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3가지 조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선적으로 대한민국을 AI 네이티브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국민 1인당 모두 AI 에이전트가 최소한 하나씩 있어야 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AI를 실험할 수 있는 전 세계의 AI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SK그룹은 끊임없이 연구개발(R&D)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AI의 비용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금 AI 코스트가 너무 비싸다"며 "토큰 코스트를 낮출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사람이 AI의 혜택을 다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은 더 많은 메모리칩을 만들고 AI 데이터 센터를 더 많이 만들어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를 잇는 AI 데이터 센터의 허브가 될 필요성이 있다"며 "이런 일들이 결국은 AI의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거버넌스를 잘 만들도록 관련 직무를 더 만들어 AI가 가져가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오늘의 AI는 아직도 초기 단계(early stage)로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무궁한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숙한 발전기로 접어들었을 때를 대비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힘을 합쳐 훨씬 더 좋은 AI 인프라스트럭처와 AI 에코시스템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