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만 팔아선 못 큰다"…대동·TYM, 농기계 넘어 '농업 플랫폼' 경쟁

대동, 정밀농업 플랫폼 확대…부품 매출 2년 새 60% 증가 전망
TYM, 텔레매틱스 기반 고장 예측 추진…장비 판매 뒤 서비스 시장 공략

대동이 국내 공급을 시작한 DJI 농업용 드론. 대동은 드론을 정밀농업 서비스와 연계하는 농업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동 제공)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농기계업계가 트랙터를 판매하고 수리하는 제조업 중심에서 농작업과 장비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인공지능(AI) 트랙터와 농업용 드론, 정밀농업을 연결해 농장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TYM은 텔레매틱스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예측정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농기계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두 회사의 방향성은 같지만 사업의 출발점은 다르다. 대동이 농장 운영 전반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데 집중한다면 TYM은 장비 관리와 예측정비를 고도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농기계 판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농기계 판매는 농번기와 정부 보조사업, 농가의 교체 주기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크다. 반면 판매한 장비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정기점검과 부품 교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제공하면 장비 판매 이후에도 반복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자동화 수요가 커진 것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572억 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농기계와 농업로봇, 농작업 드론 등을 공동 개발한다. 장비 성능 중심이던 경쟁도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동, 정밀농업 플랫폼 확대…부품 매출 2년 새 60%↑

대동은 지난 4월 비전 AI를 적용한 무인 자율작업 트랙터를 출시하고 5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300대로, 대형 농가와 영농조합법인, 농협 등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트랙터에서 확보한 작업 정보는 정밀농업에 활용한다. 대동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쌀·콩 재배 농가 25곳의 228필지, 총 29만평에서 토양 분석과 생육 모니터링, 비료 처방, 변량시비 등을 실증했다.

그 결과 비료 사용량은 8.4% 줄고 수확량은 19.2% 증가했다. 들녘경영체와 비교한 실증에서도 비료 사용량이 7% 감소하고 쌀 수확량은 6.9% 늘었다. 다만 실증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정밀농업이 농자재 비용과 생산량에 미치는 효과를 수치로 확인했다.

농업용 드론은 정밀농업 서비스의 범위를 넓히는 수단이다. 대동은 이달부터 DJI 농업용 드론 3종의 국내 공급을 시작했다. 전국 대리점과 서비스망을 활용해 연평균 1000대 이상을 판매하고 방제·살포 이력과 농지 정보를 정밀농업 서비스에 연계할 계획이다.

장비 판매 이후에는 부품과 정비 사업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동의 부품사업 매출은 2024년 약 810억 원에서 지난해 약 1000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300억 원을 전망한다. 2년 만에 60%가량 증가하는 규모다.

정비망도 AI 농기계와 드론에 맞춰 손보고 있다. 올해 초 대리점주와 서비스 엔지니어 약 200명을 교육했으며 전남과 충북에는 여러 지역의 정비와 부품 공급을 맡는 '공인 서비스 마스터점' 2곳을 열었다.

대동 관계자는 "현재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서비스는 고객 기반과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라며 "향후 AI 자율작업 농기계와 농업로봇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장비 성능을 고도화하는 구독형 AI 농업 서비스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TYM, 운행 데이터로 고장 예측…정비 수요 선점

TYM은 텔레매틱스 애플리케이션 'MYTYM'으로 판매한 장비의 위치와 상태, 작업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 농가는 스마트폰으로 트랙터를 원격제어하고 판매점은 장비 정보를 확인해 고장 발생 전 정비와 부품 교체를 준비할 수 있다.

실시간 이동측위(RTK)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트랙터와 이앙기도 확대하고 있다. 직진과 선회 작업을 자동화해 작업 오차와 운전자 부담을 줄이고, 이 과정에서 쌓인 운행 정보는 장비 관리에 다시 활용한다.

TYM과 자회사 TYMICT는 SK AX와 농기계 상태 예측·모니터링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트랙터의 운행 정보와 정비 이력을 AI로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이를 MYTYM과 관제 서비스에 적용한다. 농번기 장비 가동 중단을 줄이는 동시에 정비와 부품 교체 수요를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다.

TYM 관계자는 "트랙터와 이앙기 등에서 축적한 텔레매틱스·자율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장비 상태를 예측하고 정비 서비스로 연결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과 데이터 역량을 지속해서 확대해 농업 토탈 솔루션 플랫폼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동과 TYM 모두 장비 판매 이후로 고객 접점을 연장하고 있지만 사업화 방식은 다르다. 대동은 토양 분석과 농작업 처방, 트랙터·드론의 작업 수행까지 농장 운영 전반을 묶고 있다. TYM은 판매한 장비의 상태를 관리하고 예측정비를 더해 가동률을 높이는 데서 출발했다.

관건은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다. 정밀농업과 자율주행이 농자재와 인건비를 얼마나 줄이고 예측정비가 장비 중단과 수리비를 얼마나 낮추는지가 분명해야 농가의 지속적인 이용을 끌어낼 수 있다.

결국 트랙터 판매 이후 축적되는 데이터를 부품·정비·소프트웨어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가 두 회사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