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공 맞고도 디스플레이 '멀쩡'…'미친 반응속도' FPS 재미 배가

[르포] AI·휴머노이드·자동차로 확장…'K-디스플레이' 전시회 개막
프라이버시 보호·슬라이더블·빛 반사 저감 등 차세대 기술 총망라

참관객들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부스 투어를 하고 있다. 2026. 7. 22/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앞에 보호 유리 있는 거 아니야?"

로봇팔이 던진 농구공이 디스플레이로 만든 농구대 백보드를 강하게 때린 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공이 부딪힐 때마다 제법 큰 충격음이 전시장에 울렸지만 화면은 흠집 없이 정상 작동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체험 공간이다. 참관객들은 농구공이 디스플레이를 때리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저렇게 맞아도 멀쩡하네", "생각보다 훨씬 튼튼하다"며 감탄했다.

몇 걸음 떨어진 LG디스플레이 부스는 또 다른 이유로 북적였다. 개장 직후부터 540㎐ 게이밍 OLED 체험존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FPS 게임을 체험한 관람객들은 게임이 끝난 뒤에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고, "반응속도가 확실히 다르다"는 질문이 잇따랐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K-디스플레이 2026'에서는 더 밝고 선명한 화면 경쟁을 넘어 AI와 로봇, 미래 차로 확장되는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이 펼쳐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I 시대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역할을, LG디스플레이는 AI 시대 일상 속 OLED 활용성을 앞세우며 서로 다른 미래를 제시했다.

"필름 없이도 옆에서 안 보인다"…삼성, AI 시대 디스플레이 제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는 '화면을 넘어 지능형 디스플레이로'(Beyond Screens, into Intelligent Display)라는 전시 주제처럼 미래 기술을 체험하는 공간에 가까웠다.

부스 입구에서 가장 먼저 참관객을 맞은 것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내구성 시연이었다. 로봇팔이 농구공을 백보드 형태의 디스플레이에 던져 맞췄지만 화면은 깨짐이나 디스플레이 고장 없이 정상적으로 영상을 표시했다. 얇고 유연한 폴더블 OLED가 일상 속 충격에도 견딜 수 있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시였다.

옆에서는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 체험이 이어졌다. 정면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이 선명하게 보였지만 한 발 옆으로 이동하자 화면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별도 프라이버시 필름 없이 시야각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참관객은 화면을 보는 방향을 바꿔가면서 나타나는 차이를 체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시한 '트루 컬러 가든'에 실제 꽃과 화면으로 보여지는 꽃이 함께 보이고 있다. 2026. 7. 22/뉴스1 황진중 기자

실제 꽃과 OLED 화면을 배치한 '트루 컬러 가든'도 시선을 붙잡았다. OLED 화면 속 꽃과 실제 꽃을 번갈아 바라보던 관람객들은 "조금 멀리서 보면 화면 속 꽃이 꼭 진짜 같다"며 색 표현력을 비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BT2020 기준을 충족하는 광색역과 3000니트 고휘도를 구현한 OLED 기술을 소개했다.

미래 모빌리티 공간에서는 차량 내부 디자인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화면 안에 지름 80㎜ 크기의 홀을 구현한 '빅 홀' 디스플레이와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위로 올라오는 세로형 슬라이더블 OLED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물리 버튼과 송풍구를 디스플레이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한 모습에 "차 안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빌리티용 슬라이더블 등을 선보이고 있다. 2026. 7. 22/뉴스1 황진중 기자

전시장 안쪽에서는 휴머노이드 디스플레이와 AI 토이가 관람객을 맞았다. 얼굴 전체를 OLED로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을 따라 눈동자를 움직였고 표정도 자연스럽게 변했다. 원형 OLED를 적용한 AI 토이와 AI 펜던트, 소형 AI 로봇까지 함께 전시되면서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을 넘어 AI 기기의 얼굴과 인터페이스로 진화하는 미래를 보여줬다.

4K 360㎐ QD-OLED 모니터를 활용한 게이밍 체험에서는 빠른 응답속도와 밝기 차이를 직접 비교할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게이밍 존에서 글로벌 게임사들과 협업한 콘텐츠도 함께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 홍보부스 '게이밍존'에 참관객이 몰려 있다. 2026. 7. 22/뉴스1 황진중 기자
540㎐ 게임부터 미래 콕핏까지…LGD "일상 속 OLED"

LG디스플레이는 AI 시대에 최적화된 OLED 활용 사례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스 입구에는 초대형 OLED TV와 모니터, IT 패널을 연결한 대형 미디어월이 설치됐다. 국내 최초로 공개한 휴머노이드용 P-OLED도 함께 전시해 자동차를 넘어 로봇 분야까지 OLED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게이밍 존이었다. 24.5인치 540㎐ 게이밍 OLED와 27인치 DFR 720㎐ OLED, 39인치 5K2K OLED가 한자리에 전시됐다.

게임 인플루언서와 일반 관람객이 맞대결을 펼치는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체험을 기다리는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FPS 게임을 마친 한 관람객은 "입력이 바로바로 따라오는 느낌"이라며 "기존 모니터와 차이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쪽은 대낮의 거실, 다른 한쪽은 암실을 구현해 같은 OLED TV를 비교하도록 구성했다. 강한 조명 아래에서도 검은색이 흐려지지 않는 '퍼펙트 블랙' 성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대 4500니트 밝기와 0.3% 미만 반사율을 구현한 2026년형 OLED TV 패널은 주변 조명이 강해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했다.

워크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27인치 5K OLED 모니터가 공개됐다. 220PPI 해상도와 RGB 스트라이프 구조를 적용해 그래픽 디자인과 설계, 의료영상 등 전문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가 모빌리티용 슬라이더블 등을 선보이고 있다. 2026. 7. 22/뉴스1 황진중 기자

모빌리티존은 실제 미래 자동차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관람객들은 디지털 콕핏에 직접 탑승해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48인치 P2P(Pillar to Pillar) 디스플레이를 체험했다.

뒷좌석 천장에서는 버튼을 누르자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가 내려왔고, 영화 감상과 화상회의, 게임 등 다양한 활용 장면이 구현됐다. 단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이동 공간을 생활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이 담긴 전시였다.

LG디스플레이가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하고 있다. 2026. 7. 22/뉴스1 황진중 기자

올해 K-디스플레이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OLED 경쟁의 방향이다. 지난해가 TV와 스마트폰, 게이밍 모니터를 중심으로 더 밝고 더 선명한 화면을 만드는 경쟁이었다면, 올해는 AI와 로봇, 모빌리티 등 새로운 산업으로 OLED 활용 영역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두 기업 모두 디스플레이를 더 이상 '보는 화면'이 아니라 AI 시대를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참관객들의 시선을 가장 오래 붙잡은 것은 스펙 등 숫자가 아니었다. 농구공을 맞고도 끄떡없는 OLED, 사람과 눈을 맞추는 휴머노이드, 거실처럼 변한 자동차 등이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