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성과급, 이해관계자 문제 야기하면 지속 안 돼"…개선 시사
"N% 성과급 외부 긍정 평가도 있어…스테이크홀더 같이 행복해야"
"제조업 위기 계속, 성장에 초점 맞춰야…분배 해결할 여유 나와"
- 박기호 기자
(제주=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최근 논란이 되는 'N% 성과급'에 대해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에 문제를 일으키면 이것을 지속할 수 없다"며 사실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을 계기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문제가 구성원의 행복이 스테이크홀더의 문제를 정말로 침해하거나 나쁘게 만드는 것이냐고 생각하면 이 문제(성과급 논란)는 지속성 있는 행복을 위해 그 문제를 손을 대고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한 'N% 성과급'은 SK하이닉스가 출발점이다. 특히 지난해에 상한을 없애면서 'N% 성과급'의 트리거가 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전 직원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으면서 문제점이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 노사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DS) 부문과 다른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문제점이 부각됐다. 이제는 원청뿐 아니라 하청업체에서도 N% 성과급 요구가 분출하고 있고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
최 회장은 N% 성과급 문제에 대해 "누구도 돈을 이렇게 벌 줄 몰랐기에 그렇게 (영업익을 기준으로 한 제도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노사,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라는 것을 만들다 보면 항상 어떤 이상한 상황이 마주칠 수가 있다"며 "그것을 잘 소화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집단이 잘 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의 지속적 행보, 이해관계자 행복과 사회적 가치 함께 추구'라는 SK그룹의 고유한 기업문화인 SKMS를 언급하면서 "구성원이 행복하다면 가능한 많은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 밖에서도 '영업이익 10% 성과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성원의 행복에는 스테이크홀더가 같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는 '영업이익 10% 성과급' 제도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해관계자에 영향을 미칠 경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도체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기록하면서 늘어나는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세금을 많이 내고 이를 통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정부가 알아서 하는 것이니 저는 아무런 토를 달 이유가 없다"며 "찬성, 반대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 실행도 안 된 것을 '안된다'고 말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한국 제조업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년 전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우리나라의 제조업을 인공지능(AI)으로 일으키지 못한다면 10년 후 대거 퇴출당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갑자기 무슨 제조업의 생산성이 현격히 바뀌어서 생존할 수 있는, 대한민국만 만들어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냈느냐"며 "하나도 못 찾았고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트렌드에 타고 올라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제조업의 경쟁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장이 커지니 덩달아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업종은 더 형편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아직은 (현재 수준의) AI로는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상품을 만들 만큼의 잠재력이 잘 나오지는 않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는 해야 하고 누가 먼저 이를 잘 이용해서 생산성을 더 올리고 값싸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 상황이 될 것이지만 현재 그렇게 (우리 제조업이) 돌아갔다는 것을 본 일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피지컬 AI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과 관련 "계획이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결과가 잘 나와 기업들이 이를 써서 우리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빠른 실행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의 제도를 성장에 맞춰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말은 하지만 성장을 하는 기업을 도와주는 제도는 많지 않다"며 "매출이 1년 만에 두 배로 커지면 고용도 늘리고 성장을 한 것이 아니냐. 그러면 뭐 상을 주느냐. 거의 안 준다"고 지적했다.
고용 창출 기업에 대한 보조금에 대해서도 "사람을 늘렸다고 준 것이 아니라 무차별로 다 주신 것"이라며 "(고용을) 늘리면 보조금 두 배를 줄게 이런 이야기가 들어와야 하는데 우리 제도는 '(이 기업은) 부자이니 계속 증세해야 해, (이 기업은) 가난하니 뭔가를 무조건 줘야 돼'의 틀에서 나오지를 않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정말 하고 싶으면 제도를 성장에 맞춰야 한다"며 "옛날에 수출 드라이브로 움직였던 그 생각을 해보면 수출을 몇 퍼센트(%) 늘렸느냐를 따졌기에 우리 수출이 늘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개의 축으로 돌아가는데 사람들이 가끔 자본주의라는 것을 완전히 망각해 버린다"며 "이쪽의 바퀴(자본주의)가 꺼져서 성장을 안 하니 민주주의도 다 문제가 생긴다"고 진단했다. 그는 "(두 개의 바퀴를) 작동을 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선 성장을 키우는 정책으로 회귀해야 한다"며 "성장이 돼야 분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유와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의 성장이) 꺼져버린다고 가정하면 그다음에 (국가의) 예산과 비용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돈벌이가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며 "지금은 성장에 맞춰서 진행하게 해야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고 다니지만 잘 통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내년 3월 대한상의 회장 임기가 끝나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다른 경제단체 수장을 맡을 수 있다는 경제계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며 "제가 조금 더 집중해야 되는 일에 비중이 더 커지고 많은 사람이 '그것이나 잘하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가장 뜻깊었던 일로 APEC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활동했던 일을 꼽았고 엑스포 유치 실패를 아쉬웠던 경험이라고 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2월 상속세 가짜뉴스 논란이 벌어졌고 최 회장은 조직 개편과 임원 인선 등을 통한 쇄신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신임 상근부회장에 유정열 전 코트라 사장 선임을 추진했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에서 불승인 결정이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아직 상근부회장을 구하지 못했지만 저희는 쇄신을 열심히 했다"면서도 "제 나름대로 시스템을 보강해서 꽤 많은 쇄신과 보강을 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완벽하게 다 됐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문제의 발단이 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는 꽤 해결된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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