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 금리도 오른다"…中企·소상공인 덮치는 '고정비 쇼크'

직원 1명 기본급 연 95만원↑…브레이크타임·무인화 확대 우려
자영업 대출 1095조…소공연 "금융지원 넘어 직접 보전 필요"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16일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월(연 3.25→3.50%) 이후 3년 6개월 만의 통화 긴축 결정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이자 및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26.7.16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7년도 최저임금이 3.7% 오른 데 이어 기준금리까지 0.25%포인트(p) 인상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와 금융비용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내수 부진으로 비용 상승분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영세 사업장을 중심으로 채용 축소와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한은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된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금융안정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상 배경으로 들었다.

물가와 금융불균형을 관리하기 위한 결정이지만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는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 재산정 과정에서, 고정금리 대출도 만기 연장이나 차환 과정에서 높아진 금리의 영향을 받게 된다.

직원 1명 기본급 연 95만원↑…브레이크타임·무인화 확산 우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올해 시간당 1만 320원보다 380원(3.7%) 오른 1만 700원으로 결정했다. 주 40시간 근무와 유급 주휴를 포함한 월 환산액은 223만 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 9420원 늘어난다.

최저임금 근로자 1명을 월 209시간 고용하는 사업장의 기본급 부담은 내년부터 월 7만9420원, 연간 95만3040원 증가한다. 같은 조건의 근로자 5명을 고용하면 연간 기본급 증가액은 476만 5200원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사용자 부담분과 퇴직급여,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임금에 연동되는 비용은 별도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최저임금이 시간당 380원 오른 것만 보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월급으로 환산하면 근로자 1명당 연간 100만 원에 가까운 부담이 추가된다"며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에게는 상당히 큰 비용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원재료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늘더라도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가격을 동결하면 수익성이 악화하고 가격을 올리면 고객 이탈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인력과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사업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류 전문위원은 "경기 부진 속에서 원가와 인건비 상승분을 가격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용을 어떻게 유지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부채 부담까지 커지면서 사업 존폐 여부를 고민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점과 카페, PC방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최소 인력에서 직원을 더 줄이면 기존 영업시간과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 사업주와 가족이 부족한 일손을 직접 메우거나 휴게시간을 늘리고 주문·결제 업무를 무인기기로 대체하는 방식이 확산할 수 있다.

류 전문위원은 "식당의 브레이크타임이 길어지고 인력을 대체하는 키오스크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소비와 경기 위축이 가속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취약 사업장이 고용을 줄이거나 초단시간 근로를 늘리는 방식으로 비용에 대응할 경우 가계소득과 소비가 약해져 내수 부진이 더 깊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 대출 1095조…금리 0.25%p에 이자 부담 1.8조↑

자영업자의 금융 여력은 이미 크게 약해진 상태다. 한국은행의 '202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 320만 1000명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95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4%였으며 저소득 또는 저신용 다중채무자인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68%까지 올랐다.

인건비는 내년부터 매달 고정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금융비용은 변동금리 재산정과 대출 만기 연장 과정에서 누적된다. 이미 연체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두 비용이 함께 오르면 영세 사업장은 신규 채용과 투자부터 줄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거시경제 회복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체감하는 내수 경기 사이의 격차를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으면 수출과 내수, 정보기술(IT)과 비IT 업종,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환율·금리 상승도 한계차주와 소상공인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부는 정책금융과 대환대출을 통해 금리 상승 충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성실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게 최대 1.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희망Dream 대출' 공급을 1조 5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산업은행은 중소기업 온렌딩 지원을 9조 2000억 원에서 9조 6000억 원으로 늘린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하반기 정책자금 금리 인상을 최소화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금융권의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연 4.5% 대출로 전환하는 대환대출 지원 대상을 2025년 6월 말 승인 대출에서 같은 해 연말 승인 대출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변동금리 대출의 장기·고정금리 전환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산업계 현장에서는 대환대출과 정책자금이 당장의 이자 부담을 낮추더라도 중복지원 제한과 신용·대출 요건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출금리를 낮추는 금융지원만으로는 내년부터 매달 반복되는 인건비 증가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자리안정자금은 2018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과 고용 감소를 막기 위해 도입된 한시적 지원사업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지원했지만,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이 안정되고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지원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한 뒤 2022년 6월 종료됐다.

최저임금 인상은 내년부터 적용되지만 영세 사업장의 대응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1095조 원이 넘는 자영업자 부채 위에 인건비와 이자 부담까지 겹친 만큼 대환대출로 빚의 부담을 늦추는 것만으로는 고용과 영업을 지키기 어렵다. 정부가 매출 회복과 고용 유지를 뒷받침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 '고정비 쇼크'는 당장 올 하반기 채용 축소와 영업시간 단축 현실화로 이어질 공산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류 전문위원은 "2022년 종료된 일자리안정자금과 같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일부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금융지원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매출을 회복시킬 수 있는 경기 활성화 대책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