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재충돌에 국제유가 '들썩'…기름값 다시 1900원대로 오르나
호르무즈 긴장 재점화에 국제유가 반등…6년만 하루 최대폭 급등
15일 오전 5시부터 봉쇄…"통행료 현실화시 인플레이션 자극"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안정을 되찾던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해상봉쇄 작전 재개선언으로 다시 급등하는 모양새다. 최근 1800원대로 내려온 국내 기름값이 다시 상승 전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아시아 석유제품 기준가격인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에 반영될 경우 이달 말부터 국내 주유소 가격도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름값은 중동 정세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당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2000원대를 넘어섰다. 경유 가격 역시 3년 9개월 만에 2000원을 돌파하며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후 양국이 휴전에 합의하고 원유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고, 국내 기름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L)당 1999.97원으로, 4월 24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2000원 아래로 내려왔다. 같은 시간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7.3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하락세는 이어졌다. 이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77.55원, 경유 가격은 1862.29원까지 떨어졌다. 이달 초까지 1900원대를 웃돌던 두 유종 가격은 모두 1800원대로 내려왔고, 일부 지역에서는 1700원대 주유소도 등장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다시 바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 작전 재개를 선언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 이에 이란도 강경 대응 방침을 이어가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이곳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가장 먼저 반응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각각 10% 가까이 급등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최대폭으로 뛴 것이다.
다만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국제유가보다 MOPS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MOPS는 아시아 지역에서 거래되는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기준가격으로 국내 정유사 공급가격 산정의 기준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 가격도 상승하면서 MOPS가 뒤따라 오르고, 이후 국내 정유사의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식이다.
통상 국제유가나 MOPS 변동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이번 중동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부터는 기름값도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얼마나 장기화하느냐다. 단기적인 군사 충돌에 그친다면 국제유가도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와 MOPS가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다시 19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 안전보장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거론한 만큼, 실제 시행 여부와 별개로 시장에서는 또 다른 물가 상승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통행료가 현실화할 경우 관세와 유사하게 운송비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고된 봉쇄 일정은 한국시간 기준 15일 오전 5시부터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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