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조끼·체감온도 측정, 하루 40톤 물 뿌리기…기업 혹서기 대책 진화
삼성 갤럭시워치, 포스코 AI 활용…조선업계선 휴식 확대
- 양새롬 기자,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신현우 기자 = 연일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산업계의 혹서기 대응도 진화하고 있다. 생수와 얼음조끼를 지급하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근로자의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등 폭염 대응 방식이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열탈진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과 제철소, 조선소 등은 온열질환 예방이 산업안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와 웨어러블 기술의 접목이다.
삼성전자(005930)는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스마트싱스 프로 안전관리 설루션 중 하나인 '열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는 산업 현장의 온도와 습도 등 환경 정보에 근로자의 심박수 패턴과 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온열질환 위험도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고용노동부의 폭염 대응 가이드를 반영해 현장의 온·습도를 바탕으로 체감온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폭염 단계별 위험도를 예측한다. 현재 평택캠퍼스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현장에서 일부 근로자를 대상으로 갤럭시 워치를 활용한 시범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AI 기반 휴게 물품 신청 시스템을 개발했다. 생수와 아이스박스, 휴게용 텐트 등 필요 물품의 신청부터 승인, 배송 안내까지 자동화했으며, AI를 활용해 부서별 신청 현황을 분석하고 신청 누락이나 공급 오류를 줄여 현장별 수요에 맞춘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대비 신청 수량이 약간 늘어났다"고 전했다.
기존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도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야외작업이 기본인 조선업계의 경우 뜨겁게 달아오른 조선소 바닥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하루 40톤의 물을 뿌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지난해 조선업계 최초로 폭염 작업 시 휴식 시간 확대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도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오전·오후 휴식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7월부터 9월까지는 점심시간도 최대 30분 연장하며, 현장과 선상, 이동식 버스 등을 포함한 270여 개 휴게시설을 운영 중이다. 제빙기와 스팟쿨러, 이동식 에어컨 등 냉방설비와 팬조끼, 에어자켓 등 보냉장구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한화오션(042660)은 올해 2월 노사 공동으로 '온열질환 예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체감온도와 관계없이 오전·오후 추가 휴식 시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쿨링포그를 도입하고 냉방 버스와 임시 휴게실을 운영하는 한편, 보양식과 얼음 생수 제공도 확대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체감온도 35도 이상이면 옥외작업을 최소화하고, 38도 이상이면 옥외작업 중지를 검토한다. 작업장 지열을 낮추기 위해 살수차(수량 8톤)를 이용해 하루 5회 물을 뿌린다. 직종별로 에어쿨링자켓을 지급하고 냉동 생수도 제공한다. 그럼에도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어 근로자 온열질환에 유의해야 하기에 이들 조선소는 7월 말~8월 초 사이 집중 휴식기를 갖는다.
고온의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철강업계도 대책을 철저히 세우긴 마찬가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5월부터 생수와 얼음, 쿨토시 등 예방 물품을 지급하고, 대한산업보건협회와 함께 온열질환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시간대 체감온도와 작업·휴식 기준을 안내하는 '온열 지킴이' 문자 서비스를 운영하며 현장 점검도 강화했다.
생산라인을 멈출 수 없는 반도체 업계도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평택·화성·기흥·수원과 천안·아산 등 사업장 외곽 근무자를 대상으로 수시 체온 점검을 실시하고, 생수와 이온 음료, 개인 보냉장구를 지급하고 있다. 최고 기온에 따라 휴식 시간을 탄력적으로 확대하는 운영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도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를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운영한다. 체감온도에 따라 휴식 시간을 부여하거나 작업을 중지하고, 작업 전 생수와 식염 포도당 등 혹서기 예방 물품을 지급한다. 협력사 근로자를 위한 부스형 휴게공간인 스마트 쉼터도 마련해 폭염 속 휴식 환경을 개선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폭염 예방 5대 수칙 캠페인과 함께 폭염 응급키트를 비치하고 의료인력이 현장을 돌며 심박수와 혈압, 체온 등을 점검하고 있다. LG이노텍(011070)과 LG디스플레이(034220)도 체감온도 측정과 작업시간 조정, 냉각조끼 지급, 무더위 쉼터 운영 등 정부 지침에 따른 폭염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산업현장도 작업환경에 맞는 맞춤형 온열질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존 예방 활동에 AI와 웨어러블 기술을 접목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안전관리 체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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