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0조 '3대 메가' 투자…"고용유발효과 700만명"
건설부터 소부장·물류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 파급 주목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과 SK(034730)그룹이 향후 총 4755조 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산업과 고용 지형에도 대규모 변화가 예상된다. 용인과 평택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반도체 벨트는 더욱 확대되고, 광주·해남·고창과 서남권에는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가 들어서면서 첨단산업 일자리의 중심축도 재편될 전망이다. 산업연관분석 기준으로는 이론상 반도체 투자로 인해 약 700만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가 단순한 생산설비 증설을 넘어 건설·장비·소재·부품·물류·서비스업까지 연쇄적인 고용을 유발하는 '메가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공장 건설 초기 단계부터 대규모 건설 인력이 투입되고, 이후 장비 설치·클린룸 구축·전기·배관 공정이 이어지면서 협력업체 고용까지 동반 확대되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팹(FAB·공장) 건설 과정에는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고, 이후 장비 설치와 클린룸 구축, 전기·배관 공사 등 복잡한 공정이 수년 이어진다. 완공 이후에도 공정 엔지니어, 장비 유지보수, 품질관리, 안전관리 인력 등 상시 인력이 필요하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P4·P5 건설 현장에는 하루 약 2만 명의 건설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P4는 2021년에 착공해 2023년에 잠시 공사를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해 곧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 부분 가동중이다. 2023년 착공한 P5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팹은 착공부터 양산까지 통상 2~4년이 걸리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건설사뿐 아니라 클린룸 시공, 전기·배관·공조 설비, 생산장비 설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물류업체 등 수백 개 협력사가 동시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숙박·외식·운송 등 서비스업까지 수요가 확대되며 지역경제 전반으로 고용 효과가 확산한다.
용인만 해도 양 그룹의 투자 계획을 합치면 약 3000조 원 규모에 달한다. 평택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남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총 2655조 원 가운데 2430조 원을 반도체에 투자하고, 로봇·배터리·IT 부품 등에도 225조 원을 투입한다. 서남권에는 반도체 팹과 AI 디지털 혁신 허브, 데이터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총 2100조 원 가운데 1100조 원을 반도체에, 1000조 원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자한다. 용인에는 AI 메모리 생산 벨트와 클러스터를, 청주에는 차세대 메모리와 패키징 시설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팹 4기 운영에 총 1만 2000명(팹 1기당 약 3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팹 1기 운영에는 약 3000명의 인력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실제 운영 인력은 생산 규모와 공정, 자동화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반도체의 고용유발계수는 2.0명이다. 고용유발계수는 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10억 원의 재화를 산출할 때 전(全)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반도체가 10억 원어치 팔릴 경우 고용이 2명 발생한다는 뜻이다.
투자액이 모두 해당 산업의 최종수요로 전환된다는 산업연관분석의 단순 가정에 따르면, 고용유발계수를 적용할 경우 약 702만 명 수준의 고용유발효과가 산출된다. 물론 이는 반도체 산업 구조 변화, 해외 조달 비중, 자동화 수준 등을 반영하지 않은 이론적 최대치로, 실제 고용 효과는 투자 집행 방식과 공급망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효과를 단순 고용 숫자로 판단하기보다 산업 구조 변화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자동화 비중이 높아 직접 고용 증가 폭은 제한적이지만, 대신 설계·소재·장비·AI 소프트웨어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연쇄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도 이번 투자가 반도체 산업을 넘어 국내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메모리 업체들은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소·부·장 업체들은 중장기 수요처가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도 "AI 팩토리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전반에 대한 중장기적 풀 스택(Full stack)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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