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AI 메모리 '여름' 입증…삼전·닉스 증설 경쟁 불붙는다

삼성·SK하닉, 증설 속도전…업계 "이번 사이클, 과거와 다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글로벌 메모리 업황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이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구체화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 삼전·닉스 실적 기대감도 '쑥'

2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414억6000만달러(약 64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93억달러) 대비 345.7%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시장 예상치 358억 5000만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마이크론의 이런 호실적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HBM과 서버용 D램 수요 증가가 이끌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버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HBM 공급 부족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략 고객들과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AI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PC와 스마트폰 중심의 메모리 호황과 달리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수요를 견인하는 새로운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 실적을 글로벌 메모리 업황의 선행 지표로 평가한다. 미국 기업들의 회계연도가 국내 기업보다 한 달가량 앞서 있는 만큼 마이크론 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흐름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돼 왔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의 호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AI 서버용 HBM과 고부가 D램 판매 확대에 힘입어 양사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음 달 발표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역시 AI 메모리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사상 최대 실적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행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5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영업이익 최대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160조 원까지 치솟는다.

삼성·SK, AI 메모리 투자 경쟁 본격화

이 같은 시장 분위기 속에서 국내 메모리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24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미국주식예탁증권(ADR) 발행을 결의했다. 발행 규모는 약 45조원 수준이다. 확보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등 AI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AI 메모리 시장 선점을 위한 증설에 나서고 있다. 현재 평택캠퍼스에서는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인 P4·P5(4·5공장)를 건설 중이다. 또 삼성전자는 총 360조원을 투입해 경기 용인 처인구 일대에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반도체 공장 6기가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으로, 첫 생산시설은 2028년 착공해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사상 최대 실적이 AI 메모리 수요 확대를 보여준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와 증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메모리 업황 반등이 과거와 달리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과거 사이클에서는 가격 급등 이후 공격적인 증설이 공급 증가로 이어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다르다"며 "낮은 재고와 긴 증설 리드타임, HBM 중심의 생산능력 배분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