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 매출 업계 첫 10억 달러…올해 100억 달러 예고(종합)
2월 양산 출하 130여일 만에 세운 기록…글로벌 핵심 고객 선점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원스톱 역량' 차세대 승부처"
- 황진중 기자,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HBM4 매출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 5380억 원)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9일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한 이후 130여일 만에 거둔 성과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4 매출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오는 6월 말에는 12억 달러(약 1조 8456억 원)를 돌파하고 연말에는 100억 달러(약 15조 38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HBM4 출시 직후부터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4 성과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급증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2026년 HBM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58% 증가한 546억 달러(약 84조 원)로 추산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1조 달러(약 1538조 원) 규모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요 확대의 한 축은 주문형 반도체(ASIC)다. ASIC는 특정 연산이나 용도에 맞춰 설계한 맞춤형 칩으로, 글로벌 빅테크가 자체 AI 칩에 채택하면서 HBM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GPU 업체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고객 기반 확대에 힘입어 2026년 HBM 매출은 2025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수십만 대 이상의 서버와 방대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면서 전 세계 사용자에게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기술 기업을 의미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SIC 업체 중심의 다변화된 고객 기반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2027년 HBM 출하량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HBM 성장동력으로 ASIC 시장 확대를 꼽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시장에서 ASI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며 "2026년 삼성전자 HBM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HBM4 메모리의 베이스 다이에 4나노 선단 공정을 과감하게 적용, 성능과 양산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었다.
HBM은 AI 반도체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돕는 핵심 메모리다. 삼성전자 HBM4는 업계 표준보다 약 46%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11.7Gbps)를 확보해 AI 모델이 커질수록 심해지는 '데이터 병목'을 풀어주는 성능을 갖췄다.
한 번에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도 크게 늘렸다. 데이터 전송 능력을 전작 대비 약 2.7배 높여 고객사가 요구하는 수준을 웃도는 성능을 확보했다.
성능을 끌어올리면서도 전력 효율은 이전 세대보다 약 40% 개선했다. 전기를 많이 쓰고 발열 관리 비용이 큰 데이터센터 입장에서는 전력·냉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성능과 운영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HBM4에 이어 차세대 HBM4E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세 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HBM4E, HBM5 등 HBM이 고도화될수록 베이스 다이의 로직 비중이 커진다. 이 때문에 자체 파운드리 공정과 HBM 설계를 함께 최적화하는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역량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또 HBM4E와 HBM5부터는 단순 D램 적층 기술보다 로직 베이스 다이 설계 역량과 공정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자체 선단 공정과 패키징 역량을 모두 확보한 기업의 경쟁우위가 한층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다.
로직 베이스 다이는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HBM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는 핵심층이다. 데이터 제어, 연산 보조, 전력·연 관리를 수행하는 AI 반도체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HBM4, HBM4E 제품이 2030년까지 주류 제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HBM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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