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과반 "경영 상황 악화"…도·소매업 '직격탄'
한경협,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
'최저임금 동결해야' 44.6%…"차등 적용 필요"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경영 상황이 나빠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영업자의 57.0%가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8.4%에 그쳤으며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4.6%에 머물렀다.
올해 경영 상황이 작년 대비 악화했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도소매업 66.3% △숙박·음식점업 65.8%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58.2% △운수 및 창고업 5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내년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 △동결해야 한다(4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1~3% 미만(20.6%) △인하(13.0%) △3~6% 미만(12.6%) 순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는 매년 결정되는 최저임금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56.6%)이 가장 높았으며 제조업(44.4%), 교육·서비스업(44.1%) 순으로 확인됐다.
자영업자의 59.2%는 현재도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12.2%, '3~6% 미만 인상 시' 11.6%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판매가격을 인상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영업자 3명 중 1명(37.6%)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시급 1만 320원)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25.6%, '3~6% 미만 인상 시' 16.0%가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협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지속으로 원재료의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자영업자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용 부담은 판매가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소득 수준을 보면 자영업자 3명 중 1명(34.0%)은 최저임금(월 215만 6880원, 주40 시간 근로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5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19.8%) △최저임금 수준 이상 250만 원 미만(17.0%) △350만 원 이상 400만 원 미만(11.4%) 순으로 나타났다.
폐업까지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묻는 말에 대해 자영업자 4명 중 1명(25.2%)은 이미 한계 상황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14.6%, '3~6% 미만 인상'할 경우 12.0%가 폐업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8명(86.0%)은 현재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인상률 제한(24.3%)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21.9%) △사용자 지불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5.9%) 등을 지목했다.
한경협은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을 살펴본 결과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 비율이 33.9%로 나타난 점을 근거로 지급여력이 취약한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고환율, 고유가로 인한 내수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자영업자의 소득 악화와 고용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하고 최저임금 결정 시 사업주 지불 능력과 고용 여건,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989년 이후 유지돼 온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내년에도 이어진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둘러싼 합의 도출이 올해도 무산된 것.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에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자는 경영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게 됐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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