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열리면 환율 1480원 거쳐 1450원으로 안정화"
한경협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 전략' 세미나
"경상흑자 급증, 환율 안정 기대감"…산업별 대응 시급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합의로 달러·원 환율이 앞으로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낸 뒤 6∼12개월 사이에는 145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최근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외환시장 흐름을 이같이 진단했다.
함께 참석한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리스크 완화라는 호재 속에서도 국제 유가와 미국 통상정책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산업별 맞춤형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면서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을 짓눌러 온 중동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중동 정세 안정과 수출 회복이라는 모처럼의 기회를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율 변화가 수출 주력 대기업과 중소 수출기업, 내수 서비스업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다르다"며 "환율을 단순히 '높다, 낮다'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환율이 산업·기업 규모별로 미치는 영향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경제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가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며 "최근 중동 긴장 완화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은 여전히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달러 및 엔화 동향에 관해서는 "미국의 경우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달러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띨 것"이라며 "엔화는 1달러 160엔 부근에서 최고점을 형성한 뒤 150엔대로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는 하향 안정화에 무게를 뒀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확대, 국내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증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 가능성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낸 뒤 6∼12개월 사이에는 145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경엽 씨지엘경제연구원 원장은 '환율 변동에 따른 산업별 파급효과 및 기업의 대응 전략' 발표에서 △달러 강세 △한미 금리차 △글로벌 자금이동 등이 중첩돼 중장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조 원장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관계가 완화한 것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기업들은 환 헤지 강화, 에너지 조달선 다변화 및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단기 처방보다 중장기적 구조 개선과 대외 협력 강화라는 '투 트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조적인 고환율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국, 특히 미국과의 통화·외교적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강태수 한경협 특임연구위원은 "향후 10년간 지속될 대미 투자(3500억 달러)가 오히려 구조적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환율안정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하반기 환율 안정세를 점치면서도 "단기 쏠림에 따른 변동성 관리를 위해 주요국과의 통화 협력을 강화하고 외화 유입 촉진 및 유출 완화 조치, 통화 정책적 대응 등 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 또한 "시장심리 안정을 위해 미국과의 원·달러 통화스와프를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내 거시경제 안정과 산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근본적인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교수는 "고환율을 뉴노멀로 받아들이기엔 국내 산업과 취약 계층의 피해가 너무 크다"면서도 "현재의 고환율은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 우리 외환 당국의 독자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어 단기 처방에 급급하기보다 중장기적 경제 구조 개선에 나설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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