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회계기준 위반 '고의성' 논란…당국 '전 대표이사 해임' 권고

증선위, 과징금·감사인 지정·전 대표 해임 권고 상당 조치
석포제련소 손상차손 '자의적 제거' 지적…환경비용 누락 논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7일 경북 봉화군 소재 영풍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아연 생산 공정과 환경관리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7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영풍(000670)이 반복적으로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데 대해 고의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위반 기간의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을 권고했는데, 대표이사 해임 권고는 '고의'적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해 내리는 대표적인 중징계이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지난 10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에 대해 제재를 의결했다. 영풍은 토양정화 충당부채와 석포제련소의 자산 손상차손 등 주요 회계 항목을 과소 계상한 것으로 지적됐다.

증선위는 이에 대해 과징금, 3년 감사인 지정, 전 대표이사 해임 권고 상당, 시정 요구 등의 조치를 결정했다.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회계처리기준 위반 관련 가장 높은 수준의 조치 기준인 '고의' 단계에서만 '대표이사 해임 권고'가 명시돼 있다.

시행세칙은 '고의'를 "위법 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회사 및 임직원이 부채를 누락하는 등 회계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조작·누락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 등을 고의로 보는데, 통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 내려지는 '중과실'과는 '의도성'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감독당국이 해임을 권고한 것은 영풍의 이번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단순 오류 및 추정 차이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선위의 영풍 석포제련소 관련 제재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증선위는 영풍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련소 조업정지와 관련한 유형자산 손상 평가를 수행하며 손상차손을 과소계상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3년 자산손상평가에서는 영풍이 '자의적'으로 조업정지 손익효과를 제거했다고 봤다.

손상차손은 기업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이 실제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 대비 높다고 판단될 때 그 차이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다.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실질적 가치를 과도하게 책정했다면, 투자자와 주주가 해당 자산의 수익성이 실제 대비 높다고 오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이번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수년간 반복된 환경 및 조업정지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제재 수위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고의성이 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며 "영풍은 이를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 받아들이기보다, 내부통제 시스템과 총체적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고 이를 시장과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