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JBL, 80년 전통에 AI 결합…"스피커·마이크 새 시대 열었다"
음향 기술 집약, 보컬·기타 소리만 '지웠다 살렸다' 가능
'듣는 음악' 넘어 '만드는 문화' 주도…'크리에이터 시대' 정조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JBL이 스피커와 마이크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 크리에이터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AI를 활용해 음악에서 실시간으로 보컬을 지우고 직접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노래방용 반주 음원을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또한 기타 소리만 제외해 자신이 직접 연주하는 기타 소리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손쉽게 입힐 수 있는 셈이다. 1인 음악방송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준비 절차와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만은 18일 서울 성수동 틸테이블에서 JBL 브랜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80주년 기념 한정판 북쉘프 라우드스피커 'JBL L100 클래식 80'과 'JBL 이지싱 마이크', 'JBL 이지싱 마이크 미니' 등을 선보였다. L100 클래식 80은 1970년 시카고 CES에서 처음 공개된 후 브랜드 역사상 많이 판매된 스피커 중 하나인 L100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이번 제품에는 희소성과 장인 정신이 구현됐다. 수집가들을 위해 전 세계 단 800조(2대 1조)만 한정 생산된다. 출고가는 980만 원으로 책정됐다. 기기 전·후면에는 80주년 기념 배지가 부착돼 있으며, 고유 번호가 각인된 기념패와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 크리스 헤이건의 서명이 포함돼 소장 가치를 극대화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인위적인 장식을 배제하고 음악 자체에 충실한 형태를 구현해 냈다. 상징적인 격자무늬 쿼드렉스 폼 그릴에 브라운 컬러를 적용했으며, 캐비닛은 천연 오크 소재로 제작해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날 청음 행사를 진행한 정우성 더 파크 대표는 "과거 스튜디오에서 아티스트와 엔지니어가 소리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개발했던 프로페셔널 성격을 가정용으로 이식한 제품"이라며 "더 홀리스의 거친 에너지부터 프랜신 설틴의 세련된 일렉트로니카 음색, 이소라의 섬세한 보컬까지 훌륭히 소화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용히 분석하며 듣는 방식보다는 공연장의 에너지를 그대로 방 안으로 끌어들이는 스피커"라면서 "가수가 목소리 하나로 공간의 공기를 뒤흔들며 우뚝 서 있는 듯한 전율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JBL은 프리미엄 스피커와 함께 크리에이터와 퍼포머를 겨냥한 AI 기반 장비도 대거 공개했다. 온디바이스 시스템 AI 기술이 적용된 이지싱 마이크 2종과 올인원 기기 '밴드박스' 등이 주력 제품이다.
새롭게 출시된 이지싱 마이크는 동글을 스피커에 연결하고 버튼만 누르면 원곡 보컬 비중을 25%, 50%, 100% 단위로 세밀하게 줄일 수 있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29만 9000원이다.
휴대성을 강화한 소형 마이크 이지싱 마이크 미니의 출고가는 19만 9000원이다. 이 모델은 마그네틱 클립으로 옷깃에 고정할 수 있어 브이로그 등 야외 촬영에 최적화됐다. 2개의 마이크가 포함된 듀오 모델은 29만 9000원에 판매된다.
밴드박스는 콤팩트한 솔로와 합주에 특화된 트리오 두 가지 모델로 기획됐다. 트리오 모델은 4채널 내장 믹서로 여러 악기와 마이크를 연결할 수 있으며,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해 야외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전원 케이블 없이 구동된다.
임상우 하만 라이프스타일 사업부 프로는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내부 전용 프로세서로 구동되는 시스템 AI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컬과 악기를 분리하고 제거할 수 있다"며 "성장하는 홈 엔터테인먼트와 개인 크리에이터 시장을 위해 직관적인 사용성과 고음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티스트와 입문자들이 겪던 방대한 장비 구비의 번거로움과 기존 스마트 기타의 아쉬운 음질 등을 해소하고자 했다"면서 "수많은 전설적 기타 앰프와 이펙트가 모델링돼 사용자 맞춤형 사운드 톤 메이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품군 다변화는 기존 스피커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마이크 및 개인 방송 장비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명확한 포석이다. 투모로우 랜드,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등 주요 대형 무대에서 입증한 음향 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상 속 창작자 생태계를 직접 구축할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하만은 '메이드 투 비 허드'(Made to Be Heard)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잘 전달되고 공감받을 때 진솔한 모습을 드러낸다는 인간적 통찰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최경훈 하만 사업개발부 프로는 "문화를 소비하는 조력자에 머무르지 않으며, 문화를 창조하고 표현하려는 사람들을 적극 지원한다"며 "다음 세대 창작자들이 본인의 콘텐츠를 실험할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하며 이들의 여정을 굳건히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타인의 경험을 듣는 것을 넘어 음악가와 크리에이터의 열정이 세상에 당당히 알려질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감동이 필요한 순간에 늘 함께하며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여정을 응원하는 것이 변치 않는 핵심 가치"라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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