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장 작은 반도체 소자를 수직 적층…업계 최초
게이트 피치 42nm 3D 적층 트랜지스터 세계 최초 구현
전력 효율 2배, 성능 100% 향상…AI 시대에 최적합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연구소가 최소 크기로 수직 적층 방향 반도체 소자를 구현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업계 게이트 간격(피치)의 최소 크기가 48nm(나노미터)였다면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가 이번에 구현한 크기는 42nm에 불과하다. 게이트 간격은 트랜지스터 하나의 가로 크기를 나타낸다.
소자 크기뿐만 아니라 나노시트 채널(전류가 흐르는 초미세 얇은 막) 단수에서도 수직 적층 구조의 3차원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 전력 효율을 2배 높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는 이달 미국에서 개최된 반도체 학회 VLSI(Very Large Scale Integration) 심포지엄에서 게이트 피치 42nm 수준의 3차원 적층 전계효과 트랜지스터(3D Stacked FET) 구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게이트 피치는 접한 게이트 중심 간 거리로 해당 값이 작을수록 단위 면적당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배치할 수 있어 집적도의 핵심 지표로 쓰인다.
이번 논문 발표 전까지 업계 최소 게이트 간격은 48nm였다. 연구팀은 이를 42nm로 낮추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나노시트 채널 단수에서도 상·하부 각 3단(3/3단)으로 기존 2/2단을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직 적층 구조는 메모리 반도체에 먼저 도입한 개념이다. 낸드 플래시의 V-NAND, D램의 HBM이 적층을 통해 면적 한계를 돌파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적층 구조를 로직 반도체에도 적용한 것이다.
업계에서 물리적 한계로 여겨온 수평 방향 집적도(단위 면적 안에 얼마나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제약에 대한 구조적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으면 차지하는 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이론적으로 단위 면적당 집적도가 2배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 두 배의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게 된다.
평면에서 한계에 부딪히던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나'라는 문제를 '얼마나 높게 쌓을 수 있나'로 바꾸는 전환점을 맞이한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는 각 층에 나노시트 채널 3개를 적용해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넓혔다. 위아래 트랜지스터가 서로 전기적으로 간섭하지 않도록 중간 절연층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상·하부 연결 방식도 I자 형태의 직접 관통 연결(RBC)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기존 방식이 트랜지스터 측면을 활용해 'ㄷ'자 형태로 우회 연결하는 방식(Wrap-around Contact)이었다면 이번에 개발한 RBC는 위아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I'자 형태로 곧장 뚫어 연결하는 방식이다. 3배 이상 깊이를 뚫어야 해 공정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구조가 양산화될 경우 전력 효율과 성능 모두에서 현재 세대 전환 대비 질적으로 다른 수준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효율은 같은 면적 안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개수에 비례한다. 수직 적층 구조를 적용하면 같은 면적당 트랜지스터 개수가 2배로 늘어나므로 전력 효율도 2배 개선되는 것.
황동훈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기존 반도체 공정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성능이 약 15%씩 개선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반면 수직 적층 구조는 트랜지스터 수가 단숨에 2배 늘어나는 만큼 이론적으로 성능도 100% 향상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더 작은 면적에서 더 많은 연산을 더 작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어 AI와 HPC용 차세대 로직 반도체에 적합한 구조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벽돌을 만든 단계'로 규정했다. 이 벽돌로 실제 회로라는 집을 짓는 것이 다음 과제다.
권욱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마스터는 "이번 연구는 로직 제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단위인 n형·p형 트랜지스터(각각 전류를 ON/OFF하는 방향이 다른 두 종류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적층한 것으로 건축으로 비유하면 벽돌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벽돌로 집을 짓기 위한 기둥과 뼈대, 즉 회로가 정상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 회로(Ring Oscillator)와 고속 임시 메모리 회로(SRAM)를 개발해 제품화를 위한 다음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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