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도 써라" 금기 깬 삼성…이재용의 'AI 대전환' 승부수 셋

외부 AI 도입…사장단부터 전 직원까지 'AX 드라이브'
각 계열사에 전담조직 구축…조직 DNA, AI 중심 재편

삼성 관계사 임원들이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이 9일 발표한 'AI 대전환(AX)'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챗GPT와 제미나이 등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연구개발(R&D)부터 생산과 판매 모든 과정에 AI를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한 전담 조직을 모든 관계사에 신설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지 약 반년 만에 로드맵이 마련된 셈이다.

"챗GPT 써라"…삼성, 생성형 AI 금기 깼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부 AI 개방이다. 삼성은 이달 중 챗GPT(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삼성은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생성형 AI 활용에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특히 반도체 설계 정보와 사업 전략 등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가 컸다.

이번 AX 선언은 AI 활용을 막는 것보다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직원 입장에서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이 부분이다. 앞으로는 문서 작성과 번역, 보고서 초안 작성, 코드 개발, 마케팅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바로 모든 직원이 챗GPT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구체적인 운영 방안과 보안 체계를 마련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은 개발·구매·제조·물류·마케팅·판매·서비스·경영지원 등 8대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AI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AI 활용이 일부 연구개발이나 소프트웨어 조직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생산과 물류, 영업 등 기업 운영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장단부터 AI 교육…조직 DNA 바꾼다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대목은 조직 혁신이다.

삼성은 각 계열사에 AI 전략 수립과 데이터 운영, AI 인재 육성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룹 차원의 AX 추진 체계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고경영진이 직접 AI 전환을 주도하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은 전 관계사 사장단 50여 명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AI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임원 2300여 명은 2박 3일간 삼성전자 인재개발원과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합숙하면서 진행된다. 전 직원 교육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AI 도입 자체는 이제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발표는 생성형 AI 활용을 공식화하고 CEO부터 임원, 전 직원까지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조치는 삼성이 AI 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직 DNA 자체를 바꾸는 첫 단계라는 평가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