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삼소 회동' 대신 젠슨 황 양재 사옥 초청 "이유 있네"
양재사옥, 리모델링으로 AI·로봇 테스트베드 탈바꿈…기술력 과시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포티투닷 대표 만남도 관심…풀스택 동맹 기대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 불참하는 대신 양재 사옥으로 초청한 것은 고도의 계산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재 사옥은 약 2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 테스트베드로 탈바꿈했다. 정 회장이 양재 사옥을 그룹 로보틱스·피지컬 AI 전략의 테스트베드로 꼽아온 만큼 황 CEO에게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청사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CEO에게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를 말이 아닌 직접 보여주는 전략인 셈이다.
정 회장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황 CEO와 회동한다. 이날 정 회장은 황 CEO에게 현대차그룹의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로보틱스·피지컬 AI 전략을 직접 소개하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실내를 오가는 로봇과 자율주행·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공간을 직접 안내하며 양사의 협력 구상을 한층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5일 황 CEO와 재계 총수들의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이 친목·관계 강화 성격이었다면 이날 현대차그룹 사옥 방문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제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황 CEO가 찾는 양재 사옥은 현대차그룹의 본사이자 그룹 의사결정의 컨트롤타워다. SDV, 로보틱스, 모빌리티 서비스 등 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략이 이곳에서 조율되는 만큼 이번 방문은 양사의 AI·로보틱스 얼라이언스 체결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 핵심 의제가 엔비디아의 GPU·AI 컴퓨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과 자율주행·로보틱스(피지컬 AI) 협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10월 경주 APEC 현장에서 차세대 AI칩인 '블랙웰' 기반의 새로운 AI 팩토리 도입을 통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 당시 핵심 추진 사항에 포함된 △엔비디아 AI 기술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방문에서 황 CEO와 엔비디아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의 SDV·피지컬 AI 전략을 총괄하는 박민우 포티투닷 대표 겸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과의 재회도 예상된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 부사장으로 자율주행 인지·센서 융합 전담 조직을 이끌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양산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의 차량 적용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옛 직장 동료이자 현대차그룹 AI 전략을 책임지는 박 대표가 가교 역할을 맡아 차량·로보틱스용 AI 플랫폼을 어떻게 현대차 생태계에 녹여낼지에 대한 설계 작업을 상당 부분 진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자체도 황 CEO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1년 11개월에 걸쳐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약 3만6000㎡(축구장 5배 규모)의 공용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실내 정원에 물을 주거나 커피를 배달하는 로봇, 사옥을 순찰하는 3종의 로봇이 오가는 '로보틱스 친화 건물'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두고 정 회장이 "로봇들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가 가는 방향을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테스트배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청사진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황 CEO가 직접 체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양재 사옥 회동을 계기로 양사 협력이 GPU 공급이라는 하드웨어 차원을 넘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내재화·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으로까지 확장되는 풀스택 동맹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과 황 CEO가 만나 자율주행 플랫폼 고도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스턴다이나믹스·현대모비스 등의 하드웨어 역량과 결합하는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피지컬 AI 전략 실행이 엔비디아라는 우군을 만나 한층 더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황 CEO와 정 회장은 전날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우래옥에서 1시간가량 '냉면 회동'을 갖기도 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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