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탈취 혐의' 대한전선, 에너지고속道 입찰 변수되나

대한전선, 관련자들 검찰 송치…수주 앞두고 '발주 리스크'
대한전선 "에너지고속도로 사업과 무관"

세계 최대, 아시아 유일의 해양케이블시험연구센터. LS 전선 해양 케이블 국산화로 세계시장 4조원 수주 (목포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김태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대한전선(001440)이 LS전선의 '기술 탈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이재명 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입찰의 변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검찰은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대한전선의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1조 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국책 사업이자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대형 사업인 만큼 대한전선에 대한 수사가 입찰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기술 탈취 혐의가 재판을 통해 확정된 것이 아닌데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들어갈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과 탈취 혐의를 받는 기술과는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대한전선, LS전선 해저케이블 영업비밀 부당취득"…경찰 수사 촉각

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한전선 임원 등 4명, 가운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 7명, 설비업체 관계자 2명 등 총 13명과 해당 법인 3곳을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이들은 2022~2023년 충남 당진에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1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LS전선의 설계 도면 등 영업비밀을 빼내 불법적으로 설계에 반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LS전선은 2007년 전 세계 4번째로 해저케이블 개발에 성공한 뒤 2008~2023년 가운종합건축사무소와 협력해 왔다. 가운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도 담당했다.

경찰은 가운종합건축사무소 측이 LS전선과의 비밀유지 약정을 위반하고 회사 내부 자료를 무단으로 대한전선에 제공했다고 봤다.

LS전선은 검찰과 법원에서 대한전선의 이런 혐의가 인정될 경우 민사소송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가 전선 업계의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기술 탈취' 행위가 글로벌 시장 입지와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전북 새만금지역과 수도권을 잇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두고 경쟁이 한창이다. 총 440㎞ 길이의 해저케이블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대한전선과 LS전선이 경쟁 중이다. 국내 기업 중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LS전선과 대한전선뿐이다. 내년 초 1단계 수주 입찰이 예상된다.

해저케이블 사업의 경우 발주처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생산과 납품이 가능한지가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실제 시공 시점보다 3~4년 앞서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기술력, 가격뿐만 아니라 법적 리스크, 계약 이행 여부도 중요시되는 이유다.

대한전선이 싱가포르에서 400㎸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대한전선 제공)
대한전선 "수사기관의 1차 판단 불과…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와 무관"

아직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입찰 자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대한전선은 기술 탈취 혐의로 수사받는 대상은 해저 1공장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들어갈 HVDC를 생산할 예정인 해저 2공장과는 일체의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과 이번 사건은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 1공장 수사에 대한 검찰 송치는 수사기관의 1차 판단으로 위법성과 책임이 확정되지 않는다"며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 관련 사실 관계와 법적 쟁점에 대해 소명해 위법성이 없었음을 밝힐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