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조 황금알' 전장 판 커진다…삼성 하만·LG전자, 주도권 경쟁

전장 시장 연평균 4.9% 성장 전망…자동차, SDV로 진화
하만 '레디 케어 vs LG '웹OS'…차량 내 경험 혁신 경쟁

삼성 하만의 차세대 디지털 콕핏 솔루션 '하만 레디 비전 큐뷰(HARMAN Ready Vision QVUE)'.(하만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시장이 2034년 4679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로 팽창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고도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맞물리며 미래 자동차 부품 수요가 성장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가치가 주행에서 '차량 내 경험'(인캐빈)으로 이동하면서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삼성 하만은 디지털 콕핏 통합 제어로, LG전자는 자체 플랫폼 '웹OS' 이식으로 각각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에서 쌓아온 IT 역량이 완성차 부품 시장에서 새로운 격전의 불씨가 된 모습이다.

2034년 700조 시장 전망…이동보다 차량 내 경험 중요

1일 시장조사기업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전장 시장은 지난해 기준 3025억 달러(약 452조 원)에서 연평균 4.9% 성장해 2034년 4679억(약 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전장 시장 성장 요인으로는 SDV, 전기차 보급 확대, 자율주행 기술 발전,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수요 증가가 꼽힌다. 업계는 차량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제어 플랫폼 설계 역량을 갖춘 기업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거머쥘 것으로 본다.

특히 차량의 주행 성능, 편의 기능, 안전 시스템 등을 소프트웨어로 제어·업그레이드 하는 등 스마트폰 같은 이동 수단 SDV가 고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차량을 선택할 때 단순 이동 수단 기능보다 이동 시에 즐길 수 있는 차량 내 경험을 중요시하는 추세"라면서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자동차도 IT 제품처럼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SDV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만이 개인 맞춤형 AI 카오디오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했다.2026. 4. 8/뉴스1 황진중 기자
삼성 하만, '디지털 콕핏·ADAS' 융합…'레디 케어'로 초격차

삼성전자 전장 사업의 핵심인 하만은 압도적인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디지털 콕핏과 인포테인먼트 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부품 공급을 넘어 탑승자의 차량 내 경험 전반을 통제하는 시스템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만은 안전과 편의를 결합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설루션인 '레디 케어(Ready Care)'가 대표적이다. 레디케어는 차량 내부에 장착된 센서가 운전자의 인지 상태와 생체 신호를 정밀하게 파악해 위험 상황 시 능동적으로 안전 주행을 돕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오디오 기술력 역시 자동차 기업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하만의 무기다. 최근 기아 EV5에 프리미엄 카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했다. 독자적인 음향 튜닝 기술을 통해 차량 내부 공간을 고품질 엔터테인먼트 환경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만의 전장 기술력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기둥으로 안착했다. 하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5311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성장은 삼성전자와의 기술 협업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하만의 하드웨어 설계 역량에 삼성전자의 5G 통신망, 차량용 반도체(엑시노스 오토), 스마트싱스 플랫폼 등이 하나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접속부터 신속한 차량 제어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환경을 구현한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모델이 SDV에 적용된 차량용 콕핏을 경험하고 있다.(LG전자 제공)/뉴스1
LG전자, 가전 DNA 품은 '웹OS'…'AI 모빌리티' 삼각편대 완성

LG전자는 글로벌 최상위권 점유율을 확보한 텔레매틱스와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라인업을 앞세워 SDV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기아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인 PV5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공간 혁신 차량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LG전자 전장 사업의 차별화 포인트는 수십 년간 가전 시장에서 축적한 고객 경험 노하우의 차량 이식이다.

LG전자는 스마트 TV 등에 적용하던 '웹OS' 플랫폼을 차량용으로 최적화해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차 안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고사양 게임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이 같은 기술 경쟁력은 수주잔고의 증가로 입증되고 있다. LG전자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는 100조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네시스를 비롯한 프리미엄 차종에 차량용 웹OS 탑재가 늘어나며 고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LG전자가 자동차 전장 사업 중 프리미엄 조명 분야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LG전자 제공)/뉴스1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성과를 내고 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설립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통해 구동 모터 등 핵심 부품 라인업을 다졌다.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차량용 프리미엄 조명으로 이어지는 전장 삼각편대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앙집중형 전장 아키텍처 도입을 시도하고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하는 등 많은 혁신을 추진 중"이라면서 "전장 부품업체들의 공급제품에도 빠른 기술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