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 N프로젝트 "원팀은 먼일"…HD현대·한화오션 '뒤바뀐 공수'
한화오션 기본계약 체결 소식…'수의계약' 공방전 전망
갈등 격화시 KDDX처럼 지연…"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 '장보고 N사업'이 본격화하면서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수선 양강으로 꼽히는 두 업체 모두 국내 최초 핵잠수함 건조 업체라는 상징성을 양보하기 어렵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한화오션이 핵잠수함에 대한 기본 설계를 따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메인 사업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향방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관례에 따르면 기본 설계를 맡은 한화오션의 수의 계약이 유력하지만, KDDX 사업을 거치며 이같은 관례가 깨진 상황인 데다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의 참여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핵잠수함과 관련한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 개발 사업이 개념 설계, 기본 설계에 본 사업에 해당하는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의 과정을 거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진 셈이다.
핵잠수함 건조 계획은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이후 이달 26일 정부 발표로 구체적 계획이 공개됐다. 한국 기술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건조해 2030년대 중반 1번함을 진수한다는 계획이다. 잠수함 배수량은 기존에 계획했던 5000톤급에서 8000톤급으로 확대했다.
정부 발표에 이어 사업 진척에 대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 개시 시점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사업이 사실상 메인 사업에 해당해, 이를 수행한 업체가 해당 선종에 대한 기술적인 레코드를 획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선도함을 수주한 사업자가 건조 경험을 인정 받아 후속 사업이나 해외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첫 핵잠수함'이라는 건조 타이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상징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사업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핵잠수함 1척 건조 비용이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계와 건조 뿐 아니라 핵연료 관리, 정비 등까지 감안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20조 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D현대와 한화오션 모두 참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SMR 등 차세대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있고 잠수함 분야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의 핵추진 잠수함 연구개발 및 건조 사업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도 "후속 지침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역할이 부여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선 양강의 참여 의지가 강한 상황인 만큼 정부의 사업자 선정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함정 건조 사업은 기본 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는 게 관례였다. 기본 설계 수행 업체가 사업과 개발 함정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보고 N사업에선 한화오션이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배경이다.
다만 최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선 이같은 관례가 깨진 상황이다. KDDX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이 기본 설계 사업을 따냈지만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수의계약에는 실패했다. 방사청이 경쟁입찰로 가닥을 잡으면서 한화오션과의 경쟁 절차를 밟는 중이다.
당시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은 조선사가 관례대로 상세설계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아 "관례를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경쟁 입찰을 주장해 왔다.
장보고 N사업에선 반대로 한화오션이 수의계약을 확보하는 것을 HD현대중공업이 막아야 하는 정반대 상황인 셈이다.
KDDX 사업이 양사 갈등에 당초 계획 대비 지연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DDX 사업자 선정 방식 확정 과정에선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감점을 연장하면서 오히려 불공정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KDDX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이 핵잠 사업에서도 반복되면 결국 전력화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자 선정 방식부터, 사업자의 권한, 평가 방식 등을 명확히 공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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