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특별편] 설채현 "강아지는 최고의 PT선생님"…반려생활의 힘
심혈관·면역 건강 효과 연구 이어져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혼자였다면 이렇게 자주 웃지도, 걷지도 않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최근 국제 학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정서적 안정감뿐 아니라 실제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8일 대한수의사회 대변인인 설채현 놀로스퀘어 원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삶의 루틴 자체를 바꾸는 존재"라며 "특히 반려견은 어떻게 보면 최고의 PT(펄스널트레이너)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피곤해도 산책을 나가야 하고 하루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혼자였다면 집에만 있었을 사람도 반려견 때문에 걷고 햇볕을 쬐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 연구 결과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대표적인 연구는 2019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서큘레이션: 심혈관계 질 관리와 결과(Circulation: Cardiovascular Quality and Outcomes)'에 발표된 메타분석이다. 연구진은 약 70년간 축적된 전 세계 10개 대규모 연구와 약 380만 명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반려견 소유자는 비소유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24% 낮았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환자군에서는 생존율 차이가 더 크게 확인됐다.
미국심장협회는 반려견 양육이 운동량 증가와 스트레스 감소, 사회적 고립 완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반려견 보호자는 비보호가 보다 권장 신체 활동량을 충족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들도 이어지고 있다.
설 원장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혼자서는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강아지는 매일 산책을 요구한다. 억지 운동이 아니라 생활 속 운동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면역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연구들이 이어진다.
2015년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된 스웨덴 전국 단위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 반려견과 함께 생활한 아이들이 학령기 천식 위험이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해당 연구는 약 100만 명 규모 아동 데이터를 장기간 추적 관찰한 대규모 연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생후 1년 동안 개·고양이에 노출된 아이들이 이후 알레르기 감작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학계에서는 이를 '미생물 다양성 노출'과 연결해 설명한다. 어린 시절 다양한 환경 미생물과 접촉하는 경험이 면역계 발달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설 원장은 "예전에는 반려동물을 비위생적 존재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강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나치게 무균적인 환경이 면역 발달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들도 많다"며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환경 자극을 경험하는 것이 면역계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설 원장은 반려동물의 가치를 '건강 효과' 차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좋은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정서적 행복이나 삶의 만족감, 건강 측면의 장점은 이미 많은 사람이 실제 경험으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는데도 사회적 인식과 문화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크다"며 "반려동물을 여전히 사적인 취미나 민폐 요소처럼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반려인들이 불필요한 눈치를 보거나 제약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설 원장은 "반려동물이 사람 건강과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계속 나온다는 건 결국 사람 삶 속에서 그만큼 중요한 존재가 됐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는 반려동물을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문화와 인식 변화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 친화 공간이나 제도, 사회적 분위기 역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삶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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