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비서실장 "美 보호주의 고착화…韓 중간쯤 위치한 우방'"

믹 멀베이니 "중간선거 영향 제한적…대규모 대미 투자 긍정적"
"이란전쟁 장기화 유가 100달러선…에너지 공급망 구조적 변화"

믹 멀베이니 트럼프 정부 1기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주최 특별 오찬 간담회 기조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을 지낸 믹 멀베이니가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기조는 차기 정권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 속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또한,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멀베이니 전 대행은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특별 오찬 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제와 한미 관계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과거 공화당은 자유무역주의를 주창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정책 이후 민주당 역시 자유무역을 적극 옹호하지 않게 됐다"며 "미국 정치권은 이미 자유무역주의 시대에서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8년 이후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보호주의는 계속될 것"이라며 "모양은 달라질 수 있어도 미국의 무역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간선거가 향후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전통적인 선거 사이클상 공화당이 하원 의석 일부를 잃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관세와 대외정책은 행정부 권한이 강한 영역인 만큼 의회가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가 자유무역주의자로 돌아서거나 이민·대외정책 기조를 급격히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 속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SK그룹 등을 언급하며 "미국인들은 이제 한국 기업 제품을 외국 브랜드라기보다 미국 문화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자를 교육하며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트럼프 역시 한국 기업들의 투자 효과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 환경과 관련해선 규제 완화 기대감도 내비쳤다. 멀베이니 전 대행은 "현재 미국 내에서 인허가와 노동 규제를 포함한 규제개혁 작업이 상당한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며 "트럼프는 기업가 출신으로 각종 인허가 문제와 노동 규제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한 인물인 만큼 규제 완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18개월 정도 지났다. 투자와 사업 환경 개선과 관련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관계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방위비 분담'과 '무역수지'를 꼽았다. 멀베이니 전 대행은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동맹국들이 미국에 무임 승차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방비를 얼마나 부담하는지,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적자인지 흑자인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국에 대해선 "미국에 무역흑자를 내고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국방비를 자체 부담하고 있다"며 "트럼프 기준에서 한국은 아주 나쁜 쪽이 아니라 '중간쯤' 위치한 우방국"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장기 불안 가능성을 경고했다. 멀베이니 전 대행은 "이란 전쟁은 조만간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르고 그 이상 수준에서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인프라 파괴가 이어질 경우 복구에만 3~5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단기 충격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내일 끝난다 해도 농업·공급망 문제는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도 이미 이를 반영하고 있고 상황은 더 악화한 뒤에야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