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소재사 LFP 국산화 속도전…20만톤 생산 능력 갖춘다
엘앤에프 3Q LFP 양극재 생산…연산 3만톤, 중국외 기업 세계 최초
포스코퓨처엠 구형 흑연 27년 생산…에코프로비엠 무전구체 양극재 개발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이 앞다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소재 생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셀사들이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를 넘어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LFP 배터리까지 생산하기 시작하자 소재사들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배터리 공급망 탈(脫)중국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의 국산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7년까지 K-배터리 소재사들은 약 20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066970)는 최근 배터리 양극재 생산을 전담하는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의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대구에 준공했다. 이곳에서 올해 3분기부터 연간 3만 톤 규모로 LFP 양극재 생산을 시작한다. 글로벌 LFP 양극재의 95%가량을 중국 기업이 공급하는 상황에서 중국 외 기업이 LFP 양극재 대량 생산에 나선 건 엘앤에프가 처음이다. 2027년 상반기까지 연간 6만 톤 규모까지 LFP 양극재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대구 공장에서 생산된 LFP 양극재는 삼성SDI(006400) 미국 합작 공장에 공급된다. 앞서 엘앤에프는 지난 3월 삼성SDI와 2029년 12월까지 총 3년간 1조 60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엘앤에프로부터 확보한 LFP 양극재를 활용해 올해 4분기부터 미국 인디애나주(州)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경북 포항에 2027년 양산을 목표로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짓는다. 공장 건설안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승인됐고 조만간 착공에 들어간다. 완공 시 연간 최대 5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조기 진입을 위해 기존 포항 삼원계 양극재 공장의 생산 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생산 라인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한 LFP 양극재 초도 물량은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양극재 전 단계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공장은 지난해 6월 전남 광양에 준공했다. 연간 4만 5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배터리 음극재 중간 원료인 구형 흑연을 생산하는 공장은 2027년 새만금에 국내 업계 최초로 완공돼 연간 3만 700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구체 연료인 니켈은 호주와 아르헨티나에서, 구형 흑연의 원료인 천연흑연은 아프리카에서 포스코그룹이 확보해 공급한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를 아예 없앤 무(無)전구체 LFP 양극재를 개발 완료했다. 이를 시범 생산하기 위한 장비는 지난해 말 충북 오창 공장에 반입했다. 또한 연간 4000톤 생산 규모의 LFP 양극재 준(準)양산 라인도 오창 공장에 갖춘 상태다. 에코프로비엠은 LFP 양극재 양산을 위한 기술 개발과 생산 설비 투자는 마쳤지만, 추가 투자를 거쳐 대규모 양산에 들어갈지 여부는 고객사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지난해 6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단독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배터리 셀사들은 미국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부터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소재 GM 합작 공장에서도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미국 인디애나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에서 ESS용 NCA 배터리 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 라인 전환을 준비 중이다. SK온은 올해 말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 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제정된 미국 감세법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따라 북미 생산 배터리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으려면 실질적지원비용비율(MACR)을 충족해야 한다. MACR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양극재, 음극재와 같은 직접 재료 비용 중 중국 등 금지외국단체(PFE)로부터 조달하지 않은 재료 비용 비중을 의미한다.
MACR은 올해 60%를 시작으로 매년 5%포인트(p)씩, 2028년에는 10%p 높아져 2030년부터는 85%가 된다. 이는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에겐 기회다. 중국 배터리 소재사들로부터 공급받았던 각종 소재를 비(非)중국산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AMPC를 받기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인데, 중국산 대체제는 사실상 한국산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 ESS 시장에 뛰어든 국내 배터리 셀사들이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중국산 대신 한국산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미국 정부의 공급망 탈중국 정책을 계기로 배터리 셀사부터 소재사까지 이어지는 K-배터리 상생 협력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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